4:Daily/8_조각 단상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오늘
90'
2015. 4. 29. 21:25
당신이 자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본다. 오래도록. 순간 내가 읽고 있는 문장은 어두움을 사는, 처연히 아름다운, 순백의 드라큘라에 대한 찬양가다. 당신은 그 아름다운 소수자의 감성을 가진 드라큘라는 될 수 없을 지 모른다. 그런 것은 안되는 것이 행복한 일이다. 그런 당신이라 다행이다. 양지를 알고 사람을 맑게 대할 줄 아는 당신이 어둠 밑에 살지 않아 다행이다. 당신이 빛나고 내가 빛나는 시공간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침대 위에서 나는 몇 분을 주저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 해도 될까요. 누군가 말했다, 아니 내가 말했던가. 단 한번 사랑한다고 말할 뿐인데도,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 그 때부터는 너무나도 쉽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아낄 수 없어 사랑하는데 너무 사랑하면 어떻게 말하죠. 어느새 말했다. 우린 잔다. 다시 나는 누워있는 당신을 바라본다. 모텔 바깥에서는 지하철이 도착하는 신호음이 들리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