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13_사회자연과학

E.O.Wright. 직업과 계급의식.

90' 2018. 3. 19. 17:15

지난 주 수요일. 사회학세미나2 첫 시간이었다. 오티제외하고.  1조는 계급, 나는 5조였나 문화조였다. 

 

계급조에서 권현수씨가 질문했다. 귀족노조였나. 

김동춘 쌤이 대답하셨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조종사의 경우에는 고도의 지식을 가진 기술직이고 연봉도 높다. 하지만 이들이 노동자가 아닌 건 아니다. 라고. 

당연한 말이다. 당연히 노동자이다. 그렇긴 하지만, 하지만 성권이에게도 은근히 보였고, 많은 파일럿들도 그런 거 같았다. 자신들은 전문기술직이고 다른 블루칼라와는 좀 다르다는 의식. 난 그것이 눈꼴시렸다. 

교수님은 "이러한 사람들-노동자들을 따로 분석하고 조사해보자고 한 것이 라이트"라고 하셨다. 그 때 라이트에게 흥미가 갔다. 

 

이번 사회학세미나에서 한일 가요 감수성을 비교해보고도 싶지만, 어차피 사회학 전공자로서 그것을 해보는 것도 매우 좋을 것 같았다. 중요한 것은 나의 문제의식을 키우는 것이니까. 그것이 인간관계만큼이나 학부에서 남길 수 있는 것이니까.

 

라이트와 부르디외를 읽는 한 학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사회학자 에릭 올린 라이트. '계급론'에서 상당한 지분이 있다. '분석 마르크스 주의'라는 유파를.... 뭐 어쩌고 밑에 첨부.

 

출처 : https://m.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iju0604&logNo=130110550251&proxyReferer=https%3A%2F%2Fwww.google.co.kr%2F

 

 이한 역 | 한울아카데미 | 2005.08.10 

 

1. 마르크스의 계급분석

 

  마르크스는 ‘무엇이 계급을 구성하는가?’ 라는 문제에 대하여 두 가지 관점에서 계급관계를 분석했다. 하나는 구조적인 계급분석이고, 다른 하나는 국면적인 정치 분석이다. 전자는 생산의 사회적 조직이 계급관계의 ‘빈 공간(사람들에 의해 채워질 자리)’의 구조를 규정하는 방식을 다룬다. 후자는 계급구조 내에서 사람들이 집단적 투쟁에 조직되는 방식을 다룬다.

 

  구조적인 계급분석으로부터 양극화의 특성을 갖는 노예주와 노예, 영주와 농노,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 등의 추상적 계급관계가 나온다. 반면에 국면적인 정치 분석으로부터 계급 내 행위자들의 사회적 갈등관계가 나온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자본주의의 역사적 경향이 양극화의 심화로 나아간다고 믿었다하더라도, 그가 계급분석을 통해 달성하고자 했던 목적은 행위자들이 살고 있는 사회구조가 아니라 행위자들과 국가 사이의 투쟁관계를 이해하는 것이었다.

 

  2. 마르크스주의의 계급분석

 

  계급분석에서 계급구조와 계급형성을 구분할 때, 계급구조가 계급들 간의 사회적 관계로 정의된다면 계급형성은 계급들 내의 사회적 관계로 정의된다. 계급구조는 개인의 계급이해를 결정하게 되는 사회적 관계의 구조이다. 이것은 특정한 지위를 점유하는 특정한 사람들과는 독립적인 계급구조가 존재한다는 점을 함축한다. 반면 계급형성은 계급구조 내에서 이해관계로 생긴 조직된 집단의 형성을 가리킨다. 하나의 계급구조 내에서 계급의 집단적 조직의 범위와 형태를 달리하는 다양한 유형의 계급형성이 있을 수 있다.

 

  에릭 올린 라이트는 '계급론'에서, 계급분석에서 세 가지 추상화 수준이 마르크스주의 계급 담론을 특징짓는다고 본다.

  첫 번째 추상화 수준이 생산양식이다. 계급은 생산의 사회적 관계의 유형적 측면에서 분석된다. 이 수준에서 보면, 자본주의 생산 양식은 시초 축적기, 경쟁적 자본주의, 독점 자본주의 등의 구별되는 단계를 거쳐 가는 본질적인 경향을 갖고 있다.   

  두 번째 추상화 수준이 사회구성체이다. 사회는 구별되는 생산양식의 특정한 조합으로 분석된다. 이 수준에서 자본주의 사회 내에 존재하는 前자본주의의 계급을 분석하거나 후기 자본주의 계급의 존재 여부를 분석한다.

  세 번째 추상화 수준이 국면이다. 생산양식이나 사회적 구성체 수준에서 이론화 되지 않는 구체적인 제도적 세부 사항과 우연적 요인을 분석한다. 이 수준에서 노동시장의 형태, 경영자의 법적 관행, 신용관계에 대한 분석과 노조조직화, 정당형성 등이 분석된다.

 

  3. 모순적 계급 위치의 개념

 

  개념은 만들어진다. 개념들은 실제 세계에 의해 단순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념 형성의 지적인 과정을 거쳐 생성된다. 과학적 개념은 이론적이고 경험적인 제약조건 아래에서 생성된다. 계급 개념은 설명의 원리로서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계급구조, 계급형성, 계급의식과 계급투쟁 사이의 상호관계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계급과 사회의 획기적인 변형 사이의 상호관계에 관한 것이다.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계급구조는 계급형성, 계급의식, 계급투쟁에 한계를 부여한다. 즉, 계급구조는 사회의 자원에 접근할 권리를 분배하는 기제를 구성하고 행위능력을 분배한다는 것이다.

  둘째, 계급구조는 사회구조의 다른 가능성을 결정하는 사회적 요인도 구성한다. 가령, 계급투쟁은 사회의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움직이게 하는 기제를 구성한다.

  셋째, 계급 개념은 사회적 관계의 개념이다. 즉, 계급은 항상 다른 계급과의 관계를 통해 규정된다.

  넷째, 계급의 사회적 관계는 본질적으로 적대적이다. 즉, 한 계급의 이익 실현은 다른 계급의 이익 실현에 반한다.

  다섯째, 계급의 적대적 이익의 기반은 착취이다. 가령, 영주의 부유함과 농노의 가난함 사이에 인과적 관계가 있다.

  여섯째, 착취의 기반은 생산의 사회적 관계이다. 즉, 계급은 생산과정에서 다양한 통제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자본주의의 기본적 계급관계는 노동자와 자본가 간에 객관적으로 모순적인 이익을 발생시킨다. 이 이익은 본질적으로 서로 대립한다. 그런데 한편으로 노동자의 이익과 모순관계에 있고, 다른 한편으로 자본가의 이익과도 모순관계에 있는 ‘모순적 위치에 있는 계급’이 존재할 수 있다. 노동자와 자본가 양자 모두와  모순적 위치에 있는 계급을 에릭 올린 라이트는 새로운 계급 개념으로서 ‘중간계급’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미국과 스웨덴의 결험적 조사를 통해 노동자 계급 중에서 많은 부분이 계급구조 내에서 착취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고 밝힌다. 현존하는 자본주의의 계급구조는 마르크스의 분석처럼 단순한 양극화의 구조가 아니다. 적어도 발전된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상당한 부분의 인구가 착취당하는 동시에 착취하는 지위에 위치한 계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제 계급투쟁이 양자 관계에서 삼자 관계로 복잡한 상상을 띤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의 실현 가능성은 새로운 문제에 봉착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