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aily/17_스크랩·자료 14

소리 없는 비명은 어떻게 들리는가

1) 『한국연극』 2009년 9월호에 기고했던 글을 역시나 뒤늦게 옮겨놓는다. 이 글에서 내가 문제 삼고자 했던 것은 역시나 지극히 역설적인ㅡ그러므로 내 경우에 있어서는 대단히 '일반적인'ㅡ주제인데, 이 주제는 이하의 글 안에서 그만큼이나 역설적인 하나의 모토로 요약되고 있다. "정적(靜寂)의 비명, 다성(多聲)의 침묵"이 바로 그것. 말하자면 나의 질문은, 연극음악 안에서, 그리고 연극음악을 통해서, 소리 없는 비명은 어떻게 들리게 되는가, 그리고 웅성거리는 침묵은 또한 어떻게 들리게 되는가, 하는 일견 모순적인 문제들인데, 나는 이러한 지극히 역설적 형식의 질문들이 연극음악을 위한 핵심적인 물음들이 될 수 있으며 또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바로 이렇게 '생각'한다는 데에 아마도 나의 가장 ..

두서없는 내문서 문학일기 - 121028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알겠으니 이제 습작할 때 배낄 형식을 정해야하는 과정이다. 셰익스피어와 도스또옙스키의 정석적 서사이냐, 아니면 보르헤스와 마르케스의 마술적 현실이냐. 나는 둘의 장점을 조합시킬 것을 생각했다. 보르헤스를 읽으면 그가 ‘이미지’를 쫓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장점은 독자가 그 안에서 더 창조적으로 상상할 수 있으며 전개가 빨라 문장의 압축력이 높고 세속적이기보다 우주를 포괄하는 것처럼 단체화를 시킨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강정을 쓸 때도 도스또처럼 내가 설명하기 이전에 보통 소설의 사전형처럼 내가 보여줌으로써 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되긴 한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고전 명작들을 보면 설명하는 투가 굉장히 많고 생각보다도 대사가 적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전자에서 각..

두서없는 내문서 궁금한 것들 메모 - 12????

새로운 사람이 올 때 어떻게 쉽게 동화될 수 있을까?공권력은 수 천년 동안 되풀이 된 비극의 역사에서 단 한 줄도 배운 것이 없다. 흐름의 한 가운데에 선 스물 세 살의 청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 - 더 이상의 범국가적 학살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보지 않겠다는 개인의 불복종 -강정-영화/소설화무슨 책을 쓰나:일단 공부하면서 그때그때.월요일에 강정에 갔을 때는 거기서 6월까지 받아야 할 정보를 모두 가져온다.체력:6월에 돌덩이든 무엇이든 파격적인 것을 하기 위해. 희망버스/두리반은 어떻게 승리할 수 있었을까?정치는 저 위, 삶은 저 밑. 이 간격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주류 기성세대와 청년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 다른가한국은 왜 상상력이 빈곤한가역사적 관점에서 지금이 얼마나 중요한가-87년 이후 가장 중..

두서없는 내문서 해탈일기 - 12????

에고를 버리자.다른 사람을 이해하자.사유하자.다른 이의 아픔을 껴안자.저항하자.예술을 위해서도 에고를 버리자.에고를 버리자. 정말...사는게 힘들다는 걸 이제야 느낀다각막하다. 돈벌기가 힘들다.그동안 내가 곱게 자라서...이해 못햇는데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나혼자 잘났다고 하는거이젠 그만둬야겠다. 예술을 위해서도다른 이들의 아픔이를테면 청년유니온 친구들이런 이들을 노래하는 것이비치보이스다.본슬리피다.트레인스포팅이다.나쁜피다. 왜..여지껏 이걸 몰랐지음왜 이렇게 간단한 것을이래서 낮은 곳으로 내려와야하나.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두서없는 내문서 감동일기 - 12????

-경제학 입문서를 공부하면서, 경제학을 배우면서 제일 알고 싶은 것이 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십만원짜리 음식을 먹는 것보다도 천원짜리 튀김 두조각 먹는 것을 훨씬 좋아하는 이유를, 그리고 그 돈을 벌기위해 서비스하는 아주머니가 왜 그리 사람좋게 웃는지를... 고작 천원 안에 포함되어 있는 서비스값 치고는 너무나 친절하고 따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이 나를 너무나 불편하고 죄스럽게끔 만드는 이유를... 값이 싸니까 그래도 4000원어치 정도는 사먹으려고 했다가 너무 배고프고 돈이 없어 튀김 두 조각에 떡볶이 국물을 뭍여 1000원어치를 먹었다. 그것만으로 막상 먹으니 배가 불렀다. 기분이 물컹물컹. 진짜 경제를 공부한다면 이런 걸 알고 싶은 목표로 해야지.-감동이 중요한 이유. 강정에서 여러 가지 긴..

두서없는 내문서 분노일기 - 12????

평소 내가 사회화되기 싫은 이유는 사회가 그릇되었기 때문이다. 기아에 대해 말한다면, 국가는 언제나 그렇듯이 무시해버리고, 개별의 사람들은 도덕에 찔리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정면으로 고민하지 않고 간단히 회피해버린다. ‘...슬프다. ...근데 우리 저녁에 뭐 먹을까?’. 사람은 늘 적응하며 현실에 치이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 안심하며 그 공기 속에 자신을 포함시킨다. 누군가 정치적 이상을 말하면 나는 꿈 속에 사는 게 아니다, 아주 바쁘고 먹고살기 힘든 현실에 살기 때문에 너 같은 몽상가가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화의 집단 정신병이다. 그래, 핍박당할 것만 배웠지 맞서 싸워야 할 도리, 권리, 의무를 구체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내 사람, 내 가족 위주로 생각하는 것은 이해하겠다만 적어도 창피한 줄..

두서없는 내문서 분노일기 - 11????

우선, 결국 쓰기로 결정한 한국 사회에 대한 선언서를 앞에 둔 지금, 포털사이트에서 희망버스가 이슈화되고 있다.집회나 여러 사회 단체 사람들이 있는 곳에 가면 참 별 생각이 다 든다. 그 중에서도 나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언론은 늘 데이트하고 외모꾸미는 연예인만 좋아하는 대학생 혹은 대학에서 술먹고 학점관리뿐인 취직걱정 젊은이들만 대해서 사람들이 요즘 젊은이들 다 그런가보다, 어느순간부터 그렇게 의식할 뿐, 그 언론 정책의 이면에는 사실 이만큼이나 깨어있는 사람들은 많다는 것. 지금 주류 40대들이 20대보고 보수화됐다느니 열정도 도전도 없다고 해도, 실제로 대학이 죽었다고 해도, 그 안 혹은 그 밖에서, 홀로 혹은 작은 공동체로서, 분노 혹은 짐짓 무뎌진 감정으로 고군분투하는 '어린' 젊은이들이 있다..

두서없는 내문서 소설일기 - 11????

나는 아침에 일어나서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물을 마시며 죽는 날을 상상한다. 그게 오늘이어도 괜찮도록 마음을 다 잡고 책 몇권을 골라 가게로 출근한다. 나는 이 가게를 사랑한다. 나는 평생 여행을 다니고 살 수도 있었고, 남들이 안정을 위해 필요한 소속감이 없어도 그런 데로 살아갈 수 있는 집시의 기질을 가졌고 그럴 만한 능력도 있었다. 정치가가 되어 사람들을 만나고 하나씩 고쳐나가는 것도 하고 싶었고, 소설도 쓰고 싶었고, 사상을 쓰고 싶었고, 전위 음악가가 되고 싶기도 했다. 가정을 꾸리고 한 남자와 아이로 내 세계를 만들고 걸레질을 하며 살아갈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이든 만족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어떤 한 가지를 선택한다는 것에 있어서 다른 모든 만족할 수 있는 삶을 단념할 수 있는 능력이 ..

두서없는 내문서 일기 - 111029

1. 나는 어제 백석을 읽고 아주 인생을 신명나게 살기로 결정했다. 지우에게 말했더니 멋지다고 했다. 백석의 시에서는 돈과 해묵은 욕망이 없는 삶에 대한 깊은 체취가 묻어난다. 그리고 나는 지우를 처음 만났을 적 설렘을 추억했다. 처음 그의 집으로 가던 밤 지하철 다른 여자 둘이 지우에게 핸드폰 좀 빌려달라 했을 때 그는 내게 취해있어 그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나만 쳐다봤다. 내가 무안해서 좀 보라고 찌르자 그제서야 옆은 보지도 않고 들은 체도 않구 핸드폰만 그네들에게 던져버렸다. 나는 앞으로도 어떤 남자에게 그렇게 사라질까 사랑해 마지않는 귀중한 사람이 될 수 있을는지 생각했다. 그때까지는 나는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깍쟁이었는데 강정을 알게된 후부터 딱딱해지고 심연이 깊어진 것만 같다. 안그래도 어젯 저..

두서없는 내문서 일기 - 121113

... 최고 수작. 비치보이스를 듣고 음악을, 마르케스를 읽고 소설을, 니체를 읽고 철학을, 촘스키를 읽고 정치학을 하고 싶었다면, 이젠 8월의 크리스마스를 보고 영화를 하고 싶을 정도이다. 그 정도다. 1. 우연적인 낭만이 가능했던 마지막 아날로그 시대. 지금은 폰으로 바로 연락했겠지만 둘은 전화 한 통화도 없이 사랑을 키워간다. 나는 몹시 서러워졌다. ‘인간 냄새’ 없는 우리 시대. 신영복의 중도 철학처럼 A가 B를 품고 가야되는데 그 A는 아날로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왜냐면 고전이 늘 통하는 이유처럼 인간의 보편적인 상이 아날로그에 맞춰져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사람이다. ‘도움’이 되는 디지털이 아니라 천편일률적으로 디지털만 쓰고 있고, 우리 세대는 마치 아무도 아날로그의 사랑을 하는 것 같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