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11_문학 26

소설리뷰, 김만복 - 무명한 이야기

무명한 이야기 저자 김만복 아주 오랜만의 리뷰다. 평소에 읽은 것들마다 리뷰하는 편도 아닌데다가 절대적으로 소설을 읽는데 시간도 거의 안 쓰고 허겁지겁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 와중에 한국 소설은 더군더나 안 읽다보니 한국 소설, 그것도 출판사를 통하지 않은 독립출판물을 읽게 될 기회는 여직 없었다. 그런데 이 흔치 않은 기회에 알게되길 잘했다고 느껴 리뷰를 써보게 되었다. 막상 쓸려고 보니까 너무 말할게 많아 쓰다가 줄임. * 1부와 2부로 나뉘어져서 각각 12가지의 단편, 총 24개의 단편들이 모인 소설이다. 독립출판물인데 이 판형의 사이즈와 폰트도 딱 보기 좋았다. 작은데 불편함이 없고 한 눈에 들어온다. 내지는 그린라이트라고 에코페이퍼인데 재질이 색연필로 밑줄치기도 좋은 질감. 여러모로 제..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읽었다. 그냥 서재에 있어서 읽었다. 2014년에 읽다만 소설이다. 이 때는 하도 셈이 나서 주인공과 정민의 서사 뒤로 넘어갈 수가 없었다. 이명박과 함께했던 십대의 나는 너무도 또래와 다른 구좌파적인 혹은 애국적인 이십세기의 구시대적 향취를 가진 촌스러운 감성의 친구였고. 그 감성을 끝끝내 버리지 않고 여러 활동을 기웃거리고 이십대가 되었던 나는 구시대적인 강압적이고 또한 끈끈하기도 했던 문화들을 가지지 못한 동시대 또래들을 연민하거나 질투하거나 우월감을 느끼곤 했었다. 20세기의 공동체적 가치관의 촌스러운 관습들은 이미 다 사라져버린 뒤에 살고 있던 나는 그것에 대한 결핍이 있었기에 이 소설을 읽었을 때 주인공과 정민의 서사가 너무도 부러웠고 그게 셈이났다. 김연..

책 유통 업체 알라딘 구매 조회

알라딘 20주년 기록을 해봤다. 지인 몇 명이 한건 봤는데, 현님이 하신거 보고 해봤다. 근데 현님하고 퍼센트나 인문 위주로 산게 되게 비슷하게 나왔다. 진짜, 뭔가 존나 억울해서 이렇게라도 전시해야 돈아까움이 덜할 거 같다. 나는 중학교 때부터 문학충이어서 2006년 쯤부터 문학 위주로 인터넷 책 유통 사이트에서 책을 엄청 사왔었는데 (돈은 대부분 책이나 공연, 음반에 써왔다.) 가장 많이 써온게 교보문고다. 알라딘은 08년인가 가입해서 쭉 쓰다가 언제 디지털 미니멀리즘인지 개인정보 문제인지 왠만한 사이트들 다 밀어버렸을 때 탈퇴하고 2012년에 재가입했다. 보통 책은 교보 예스 알라딘 인터파크 아마존 등 그냥 대충 싼데서 산다 주의라 특별히 알라딘에서 사지도 않는다. 근데 12년부터만 치고, 알라딘에..

정치적 올바름의 경직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소설은 필요하다.

정치적 올바름, 혹은 황색 언론에 놀아나는 사람들 모두 공통점이 있다. 상상력의 틈이 없다는 것이다. 오해를 설명하기 도 너무나 힘들다. 예외적인 케이스나 억울한 일 등을 이해시키기도 하늘의 별을 따듯 어렵다. 소설은 예외적인 한 사람의 이야기를 줄곧 다룬다. 나는 소설을 읽다보면 만약 이 이야기가 현실에서 기사화가 됐다면 어떤 말도 안되는 욕들을 얻어먹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 소설의 내용을 기사로 봤다면 이해는 했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소설이라는 가상과 현실은 다르며 달라야 한다. 내가 말하는 건 다만 그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세상을 살며 자꾸 나의 행동 범위도 검열을 하게 되고 자꾸 상상력을 죽이게 된다. 움츠러든다. 하지만 소설을 읽다보면 그 ..

김연수, 푸른색으로 우리가 쓸 수 있는 것

학기 초 첫 시간이면 으레 클래스에서 제일 장난꾸러기처럼 보이는 남학생을 불러세워서는 ‘네 발이 무슨 말을 하는지 얘기해봐라’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러면 ‘발성을 냈습니다’처럼 재치 있게 대답하는 녀석도 있었지만, 대개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는 듯 머뭇거렸지요. 그러면 나는 그 학생의 신발과 양말을 모두 벗긴 뒤에 눈을 감으라고 말했어요. 나는 인질범이고 너와 나 사이에는 외나무다리 하나뿐이다. 우리는 지금 100층 높이의 건물 옥상에 서 있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난간 같은 건 없다. 조금만 발을 헛디디면 너는 죽는다. 그런데 내가 너에게 그 외나무다리를 건너오지 않으면 잡고 있는 인질을 죽이겠다고 해서 너는 망설이는 참이다. 그렇다면 내가 누굴 인질로 잡고 있어야 너는 목숨을 무릅쓰고 그 다..

김연수의 리뷰 - 한 사람이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하는 단어가 될 수 있다는 것.『사랑의 역사』와 「Nantes」

문학은 한 사람의 세계관 그 우주가 내게로 오는 것이다. 이 리뷰를 보면서 다시 느낀다. 내가 문학을 사랑했던 것은 그런 것이다. 한 사람의 세계가 몰락하기도 하는 것. 한 사람을 생각함으로써도 삶 전체가 송두리째..출처 : http://ch.yes24.com/Article/View/14048/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난 뒤에 우리가 배우게 되는 것들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와 베이루트의 「Nantes」 그러니까 어느 날 갑자기 한 사람이 이 세상 모든 것을 설명하는 단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 찾아오면. 그때가 되면 이전까지 우리가 다 배워서 충분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완전히 새롭게 다가오게 된다.글 | 김연수 (...) 한때 한 소년이 있었다. 그는 한 소녀를 사..

김소형, ㅅㅜㅍ

〈ㅅㅜㅍ〉꿈속이라 믿었던 숲이었습니다 어딜 가나 음악이고 어디서나 음성이던 숲 저는 환한 잠을 따 광주리에 담았습니다 제게 잠을 먹이려는 어수룩한 무리가 있었고 다시 이 세계가 사라지기만을 기다리는 천사들이 있었지요 밤마다 불 피우며 땅속에다 숲을 두고 돌 속에다 숲을 두고 주머니에도 발가락 사이에도 두었습니다 이미 죽은 당신에게 총을 겨누는 병사들과 당신을 묻기 위해 땅을 파는 인부들과 숨겨둔 숲을 찾아 도끼질하는 벌목꾼을 피해 그리하여 숲은 만들어졌습니다숲을 두고 숲을 두고 그저 당신과 하루만 늙고 싶었습니다 빛이 주검이 되어 가라앉은 숲에서 나만 당신을 울리고 울고 싶었습니다

루쉰, <아Q정전>

아직 읽진 않고 포스트부터 올린다. 오늘인 11월 11일 백원담 교수님이 특강 주제로 아큐정전을 다뤘다. 집도 절도 없고 자신의 신원을 보증할 이도 아무도 없는 아큐.그가 신해혁명 때 혁명당원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제일 깊은 것은 아큐가 자신의 죄를 물을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그것이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되었다.꼭 읽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