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aily 132

엄마의 양성 진단, 할머니 걱정, 사각지대 노인권

좀 전에 엄마가 자가키트 양성이 나왔다. 같이 살진 않지만 매일 오가다가 나는 몇일 전부터 오미크론 확장세 때문에 내가 혹시라도 걸려 옮길까봐 걱정되어 엄마나 할머니집을 일체 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적어도 내가 옮긴 건 아니라 그와중에 안심했다. 난 누가 걸리면 내가 걸려 옮기나 했는데 원래처럼 매일같이 들렀으면 엄마가 걸려 내가 옮았을 수도. 어제 엄마가 할머니댁에서 오랜만에 점심먹자고 하길래 내가 음성나오면 괜찮겠지하고 오늘 아침에 자가키트하고 할머니댁을 갔고 여기서 엄마 자가키트 검사를 해준거다. 엄마도 하게 자가키트 챙겨오래서 아무생각없이 가져갔고 엄마를 해드렸는데 엄마가 양성이 나왔다. 알고보니 엄마는 오늘 목이 아파서 이미 피씨알 검사도 받고 왔고(결과는 안 나온 상태) 혹시 몰라 새벽 미사..

4:Daily/11_가족 2022.02.26

남대문 칼국수 골목 '훈이네' 정애씨

[젠더기획]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 경향신문 (khan.co.kr) [젠더기획] “나쁜 일이 파도처럼 밀려왔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손정애씨(72)의 가게는 서울 남대문시장 칼국수 골목에 있다. 의자는 일렬로 네 개. 네 명이 동... m.khan.co.kr 오늘 본 경향 기사가 감명 깊었는데 마침 근처를 지나게 되어 들려보았다. 기사보고 와쪄요! 이러는거 좀 민망해서 말은 안하고 앉았는데 나 혼자밖에 없고 말도 건네주시길래 기사를 보고 왔다고 했다. 멋있으시다고 해도 그에 대해서는 은근한 미소만 지으시며 말을 하시는게 약간 주인공 재질의 무게감이라 좀 치인채로 음식을 기다렸다. 칼국수가 나오기 전에 비빔국수도 주셨다. 늦은 점심시간이었는데 이 때 오는 사람들이 아침을 안 먹..

4:Daily/15_인물 2022.01.27

일의 재미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보통 무엇을 배우면 계단형으로 올라간다는 말이 있다. 정체구간이 있는데 버티다 보면 한순간에 올라가는 구간이 있다고. 누구나 정체기가 있고 또 올라가거나 즐길 수 있는 시기가 있다. 나는 한 계단의 올라가는 과정이다. 다시 정체구간이 오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다 재밌다. 여지껏 번역일은 다 미뤘었다. 이미 십일년 전부터, 어쩌면 처음으로 나만의 능력으로 돈을 벌었던 일이었다. 고맙게도 인맥을 통해 아직 날 기억해주고 어쩌다 한번씩 의뢰가 들어오는 일이 있었다. 그때마다 다른 더 중요한 일들이 있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는 명목으로 하지 않고 다른 지인에게 넘겨드렸다. 아무래도 네이티브도 아니고 평소에 한국에서 살다보니 쓸 일이 별로 없어서 예열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럼 내 루..

선생님들 보고 싶다

종이를 정리하다가 어떤 선생님에 관한 메모를 봤다. 예전에 학교가 아닌 곳에서 따로 만나서 뭘 사주시면서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용기를 주셨는데. 오랜만에 안부인사 드리고 싶은데 연락처를 알 수가 없다. 그리운 선생님들 하면 정말 많이 떠오른다. 그떄의 내가 그립고 아련하기도 하지만, 정말 선생님께 감사함을 표하고 싶다. 한 제자를 인격적으로 대해주시며 정말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께 그게 얼마나 감사했는지 말씀드리고 싶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내게 겨울의 따뜻한 난로처럼 항상 힘이 되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 그분들에게 미소지을 수 있는 추억을 나도 선사해드리고 싶다.

오늘 할머니 병원에 데려다드리면서

오늘 할머니 병원에 데려다드리면서 노년에는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이 정말 저리게 느껴진다. 노인돌봄 구조가 사회적으로 어떻게 되는지도 전혀 몰라서 부끄럽고 나만 그런건 아닐거 같아 많이들 얘기 나눠보고 싶어졌다. 평소에는 엄마가 차로 할머니(이모댁에 사심)를 모셔서 동네 병원에 모셔다드리고 다시 데려다드리곤 하는데 오늘 엄마 일정이 안되서 미리 부탁을 받고 내가 했다. 병원까지 같이 간 것도 아니고 오늘 나는 그냥 이모집 가서 할머니 모시고 병원 데려다드리고, 병원에 이모 만나서 중간에 집에 왔다가(바로 병원 옆이 집이라 주차도 집에 했음) 이모 연락받고, 다시 할머니랑 이모 데려다드리고 한 게 전부다. 그런데도 그 시간을 위해 앞 뒤 시간을 집에서 대기하냐고 다른 일정도 취소했다. 병원 입구도 복잡하고 ..

4:Daily/11_가족 2021.12.16

Yura Yura Teikoku - Hollow Me

https://www.youtube.com/watch?v=7Qw0UVzMaY4 소노 시온의 한 영화의 사운드 트랙이기도 한 유라유라테이코쿠의 노래다. 몇년 만에 우연히 찾아 듣게 되었다. 사소한 매개체가 그 사람의 행동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얼마든지 혼자 돌아다니고 여행할 수 있지만 구태여 하지 않고 어느순간 그런 행위 자체를 미루고만 살게 되었다. 왠지 이 노래를 들으니까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오랜만에 듣고도 완벽하리만큼 아득한 분위기를 지어낸다고 느꼈다. 이 노래를 듣고 밖으로 나와 혼자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혼자 서점에 갔고 혼자 책을 고르고 샀다. 혼자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도 혼자 이런 시간을 보냄에 행복해했다. 누구와 함께라면 할 수 없는 편안하고 잡다한 생각들. 돌아오면서 다시 이 ..

동시대의 메시 같은 선수 / Live Forever

https://www.youtube.com/watch?v=_bLNCz-ALnE 스포츠 선수라고 해서 환상을 갖거나 무작정 동경하는 것은 아니지만, 몸을 쓰는 것을 머리를 쓰는 것보다 동경하는 나의 입장으로서는 멋진 선수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고 닮고 싶다는 영감을 얻곤 한다. "메이저대회 9전 10기 끝에 2021 코파아메리카에서 34살에 MVP를 차지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던 메시." 생각해보면 메시 같은 선수와 동시대에 살고 있으며, 지금도 기량이 죽지 않은 그를 라이브로 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스퍼레이션이다. 천재적인 재능은 말할 것도 없지만 대체 얼마나 성실해야 뼈를 깎는 노력을 그리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일까. 정말 반의 반이라도 닮고 싶다. https://www.youtub..

공주 to do

기관지 협착증이 있어서 약먹는 중. 건강 이상이 있으니 앞날 대비가 필요. - 보험 더 고민해보고 적금 중에 택1 - 구충제들 병원 말고 사서 먹이기 - 저단백으로 사료 바꾸기 - 면역력 증가 : 베타루킨 먹이기. 60그램 한 통에 6만원인데 한달 먹음. - 네블라이저 사서 식염수 사서 하루 한번 해주기. - 항상 건조하지 않게끔 환기시키고 산소 풍부하게. 특히 간접흡연이나 담배냄새 절대 금지. - 찬바람도 쐬지 않게끔 하고, 목에 워머 같은거 해두기.

4:Daily/11_가족 2021.02.03

김민석 의원, 눈이 간다.

n.news.naver.com/mnews/article/022/0003545323?sid=100&lfrom=facebook&fbclid=IwAR0ePQuhHrtDvF5Z-7fmZz7-VpazGLGI6WiwDQmu_SAMEJOwKscv1mm-ODs 김민석, ‘동물판 n번방’ 금지법 발의… “동물학대 촬영도 처벌”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서울 영등포을)은 22일 동물을 학대하거나 사체를 훼손하는 장면을 촬영·제작 및 유포, 게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동 n.news.naver.com 실제 김민석 의원과 함께 업무차 협의나 토론을 했던 신뢰하는 지인에게서 들은 얘기가 있다. 굉장히 사안의 중심을 뚜렷하고 영민하게 꿰뚫고 정리할 줄 아는 드문 사람이라고. 헛똑똑이 ..

4:Daily/15_인물 2021.01.23

버니 샌더스 할아버지

내가 버니샌더스를 언제 처음 알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십년 정도는 된 거 같다. 그 때도 호호 할아버지였다. 난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에게 약하다. 십대 시절부터 좋아했던 노암 촘스키, 알랭 바디우 뭐 이런 할아버지들이 머지 않아 돌아가실텐데 그 전까지 꼭 실제로 뵈고 싶단 포부가 나에게 하나의 동력이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이 할아버지들에 대해 별로 생각 안하고 사실 바쁜 일상에 이 할아버지 잘 계시나 싶은건 몇년에 한번이지만. 그러나 같은 의미로서 버니 샌더스 역시 그렇게 느껴진다. 한 개인, 한 노인이라는 사실, 나이가 많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전부터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는 생각이긴 했다만, 내가 무슨 미국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피상적인 뉴스 단면만 어쩌다 볼 뿐이었다. 그런데..

4:Daily/15_인물 2021.01.23

2020년을 보내며 간단한 단상.

올해 뿌듯하지 못하다. 좋았던 어쩌구 연말결산하는 리스트 쓸 생각도 별로 없다. 진짜 일 밀려가면서 겨우겨우 했다. 잘한게 있다면 기타레슨을 뽑겠다. 레슨 아니었으면 다른 일에 밀려서 절대 못했을텐데 레슨비는 강제명령비용이다. 그런데 감사할 것은 너무나 많다. 우선 내 집, 일하는 곳, 엄빠집, 할머니-이모댁, 동생네집이 진짜 다 한동네여서 감사하다. 예전에 해외에서 살 고민을 하다가 안 간 것도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같이 있고 싶어서였는데 아직까지 계신 것도 감사하고. 할머니 뿐만 아니라 이미 환갑 한참 넘긴 아빠와 이제 환갑되는 엄마도 언제까지 건강할지 모르고 몇년 후에도 지금같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생네도 이사갈 수도 있는데(동생네는 공주가 있어서 가깝게 살아야만 해 ㅠㅠ) 여..

4:Daily/4_일지 2020.12.31

집착 없는듯 하지만 아닌게 눈에 보일 때

페친 중 어떤 분을 보면 예쁨에 대해서 엄청 집착하시는 것 같다. 그냥 집착하는게 아니라 너무 은근하게 근데 속보이게. 조금 보는 사람이 민망하고 아슬아슬한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는 욕망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조바심이 나지 않는 이상은 보통 잘 언급하지 않는다. 그래서 본인이 얼마나 말하는지에 따라서 결핍이 있는 것 같다. 그 분은 본인만의 비주류적인 개성미를 자꾸 어필하시는데 주류의 미모의 기준에 맞추려 노력하는 사진들은 너무 막상 많이 올라오고... 그런 말들이 되려 자신의 결핍을 티내지 않으려는 안티테재로서 느껴져서 괜히 보는 나까지 창피해지기도 하는 것이다.

소연이 결혼식.

소연이가 결혼을 했다. 일단 내 남동생을 제외한 첫 사촌동생의 결혼식이기도 하고. 소연이는 사실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촌들 중에서 제일로 사랑하고 소중하게 아끼는 동생이다. 우리집은 천주교지만 제사를 해왔었는데 아빠가 맏아들이라 아빠 남매 전부가 모일 때도 있지만, 어쩔 때에는 작은아빠댁만 오실 때도 있어서 작은아빠댁 두 딸 중에 맏이인 소연이랑은 어릴 때부터 내가 가장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그걸 제외하더라도 소연이는 그냥 유별나게 좋다. 우선 소연이는 나랑 닮은 구석이 많았다. 아빠 남매들이 다 비슷하게 생기셨고 나는 여자다보니 고모들을 많이 닮았는데. 소연이도 나랑 엄마보다는 아빠쪽을 닮은 편이라 특히 얼굴형이라거나 약간의 생김새가 닮았다. 나랑 내동생은 별로 안닮았고, 소연이도 소연이 동생이랑..

4:Daily/11_가족 2020.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