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aily/4_일지 5

2020년을 보내며 간단한 단상.

올해 뿌듯하지 못하다. 좋았던 어쩌구 연말결산하는 리스트 쓸 생각도 별로 없다. 진짜 일 밀려가면서 겨우겨우 했다. 잘한게 있다면 기타레슨을 뽑겠다. 레슨 아니었으면 다른 일에 밀려서 절대 못했을텐데 레슨비는 강제명령비용이다. 그런데 감사할 것은 너무나 많다. 우선 내 집, 일하는 곳, 엄빠집, 할머니-이모댁, 동생네집이 진짜 다 한동네여서 감사하다. 예전에 해외에서 살 고민을 하다가 안 간 것도 할머니 돌아가시기 전까지 같이 있고 싶어서였는데 아직까지 계신 것도 감사하고. 할머니 뿐만 아니라 이미 환갑 한참 넘긴 아빠와 이제 환갑되는 엄마도 언제까지 건강할지 모르고 몇년 후에도 지금같지 않을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동생네도 이사갈 수도 있는데(동생네는 공주가 있어서 가깝게 살아야만 해 ㅠㅠ) 여..

4:Daily/4_일지 2020.12.31

130929

개츠비를 보면서 연애란 정말 찌질하고 별 도움 안되는 시간소모같으면서 정말 대단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일상이란 소중한 것일까? 개츠비를 읽으며 계속 나와 지우에게 대입했다. 무엇을 할 때 예시가 항상 지우와 나라는 것이 얼마나 연애가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모든 것인지에 대한 반증 아닐까? 위대한개츠비는 정말 위대한 책이다. 완벽한 책이라는 것에 동의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문장 같지만 그것은 관념적이고 관능적이었다. 사실적 문장으로 통찰력과 상상력이 번뜩번뜩 묻어있는 이미지의 문장이었다. 지우가 내게 안과의사가 말하는 라식 라섹의 위험성 클립을 공유해줬다. 읽으니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우가 내게 했던 말은 '왜 모든 일에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어렸을 땐 몰랐던걸까?'라..

4:Daily/4_일지 2013.09.29

9.24

1_조용한 방이 갖고 싶다. 도봉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책 읽는 것이 장소 중에 제일 나은 것 같다.그리고 그 곳을 떠나면서 도착하면 조용한 내 방에서 글을 썼으면. 2_수유동 419사거리, 광진하이츠빌라 앞에 가게 됐다. 내 유년기의 모습과 똑같았다. 파라오 단란주점, 옆에 장보러마트... 광진빌라는 늘 똑같다. 큰 길가에 덩그러니 마당을 가진 빌라. 현관문에 걸린 거울. 마침 외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셨던 201호만 불이 켜져있었다. 내가 여섯살부터 내 집처럼 드나들었던 할머니댁. 우리집도 늘 근처였다. 마지막으로 할아버지를 보았던 그 때가 벌써 14년 전이라는 생각에 정신적네으로도 그대로인 것만 같은, 얼굴도 그대로인 것 같은, 하나도 자라지 않은 내 모습이 기분나쁘지는 않았다. 14년 전 그 창문에 서서..

4:Daily/4_일지 2013.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