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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서없는 내문서 일기 - 111029

90' 2013. 1. 8. 01:47

1.

<문장의 미화에 치중하지 않고 서사와 이미지를 위한 시>

 

나는 어제 백석을 읽고 아주 인생을 신명나게 살기로 결정했다. 지우에게 말했더니 멋지다고 했다. 백석의 시에서는 돈과 해묵은 욕망이 없는 삶에 대한 깊은 체취가 묻어난다. 그리고 나는 지우를 처음 만났을 적 설렘을 추억했다. 처음 그의 집으로 가던 밤 지하철 다른 여자 둘이 지우에게 핸드폰 좀 빌려달라 했을 때 그는 내게 취해있어 그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나만 쳐다봤다. 내가 무안해서 좀 보라고 찌르자 그제서야 옆은 보지도 않고 들은 체도 않구 핸드폰만 그네들에게 던져버렸다. 나는 앞으로도 어떤 남자에게 그렇게 사라질까 사랑해 마지않는 귀중한 사람이 될 수 있을는지 생각했다. 그때까지는 나는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깍쟁이었는데 강정을 알게된 후부터 딱딱해지고 심연이 깊어진 것만 같다. 안그래도 어젯 저녁 내가 어떤 주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지 고민했었는데 백석 시들을 보니 모두 살아있고 강아지가 어정어정 걷고 애기무당이 작두를 타고 백석은 자주 서러워 울곤 해서 과연 이 낮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야말로 정의를 정당하는 최선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정신적인 것들 - 나는 지우와의 첫 설렘을 생각한 것이다. 지우 손에 손글씨를 써던 것을 생각해보았다. 이제보니 그 설렘은 어느 철학보다 귀중한 것 아닌성 싶다. 철학은 보편적일 수 있지만 그 설렘은 온통 나만의 것이 아닌가? 나는 허위허욕을 걷어내려 했다. 걷어내니 이젠 나를 설레게 하는 것들이 보였다. 가슴을 뛰게 하는 아픈 투쟁 또한 여기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가 아닌 이상 위험하지도 않치 않느냐? 나는 괜히 고통스러운 척 할 것 없이 즐기면 되는 것이었다. 애초에 사랑보다 고통이 큰 곳은 많은 사람들이 오래 머물지 못한다. 그래서는 난 두 볼이 발갛게 달아올라 두 눈과 입은 수둡게 웃던 밤을 떠올리고 그 때 내 모습이 가장 자연스런 내 알맹인가부다 짐작했다. 그래서 이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두려워하는 맘을 다 지워버리고 철없이 구는 것에도 그러려니 용서해줄 작정이다. 나는 아픔도 행복하게 안아줄련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 류시화가 엮은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을 훑어보았다. 나는 확실히 시인이 될런다. 물론 소설도 쓸 것이지만 어차피 은유의 소설을 쓸 거라면 은유의 시부터 써서 노래로 세상을 바꿔불런다.

 

나는 시집을 읽고 정말 내 가슴에서 말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 지 거기에 따라 사려했다. 나는 사람들에게 잘 웃고 상선약수같은 사람이 되어 어느새 외유내강형이 되었다. 항상 웃고, 정말 화날 때에만 화낸다. 눈을 감지 않는다. 은유의 고발시로서 가사를 쓴다.

 

 


2.한나 아렌트. 정치철학자 혹은 철학자. 이성보다 감성을 택해서 예술을 하기로 하긴 했지만 역시 철학과 정치철학은 나와 뗄레야 뗄 수가 없는 부문이다. 예전의 꿈이기도 했고 몸이 하나니까 선택하길 포기한 것 뿐이다. 그건 그렇고 어쨌건 예술에 정치철학과 철학을 많이 결합하자. 사실 문학은 철학을 포괄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