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취미·습관/5_영어

오랜만의 번역

90' 2022. 1. 14. 17:11

한영 번역을 완료했다. 다른 곳이 아닌 페북은 원체 글과 가까우신 분들이 많고, 번역자이신 페친도 있어서 부끄러운 이야기긴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오랜만에 해본 일이고 엄청 부담감이 있었다. 괜히 받았나 싶기도 했던게, 영한이 아니라 한영이다보니 윤문이 완벽해야했다. 원어민이거나 번역전문가가 아니며 무엇보다 그 문서가 공식적으로 한 회사에 대표되고 앞으로도 계속 쓰일 공식적인 문건이었기 때문에 그랬다. 하지만 다른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아직까지도 신뢰해주어서 주신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퀄리티를 보장해야겠다고 싶어서 열심히 했다.

회사명이나 작품명이나 작가명 같은 고유명사들의 경우 영어 스펠링을 다 다르게 쓰는 경우가 많아서 전부 다 이중 삼중 서치를 해서 채워넣었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영작을 하거나 로마자 표기법에 따랐고, 그럼에도 애매한 고유명사들만 빨간색 처리로 남겨넣었다. 문장의 경우 초벌은 괜찮았지만, 원어민이 읽었을 때 세련되게 윤문되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비슷한 용도로 쓰여진 글들을 해외 자료 구글링을 해서 수십개를 읽어보고 어투를 파악해서 몇번씩 최종 확인까지 더 했다.

요즘 신뢰의 값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됐다. 원래 알던 지인들도 그렇지만, 온라인 페북과 같은 경우 내가 무슨 활동을 하거나 글을 쓰진 않지만, 11년 전부터 페친이었고 지금도 페친이고 지인이신 분들이 계시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어도 대게 못해도 5년 이상이신 분이 더 많다. 실제로도 온라인으로도 별로 내 개인사를 말하길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그럼에도 페북만큼은 계속 글을 읽기 위해 팔로우하고 가끔 빡치는거 있으면 화내고 그러길 잘한다. 뭔가 많은 얘기를 하지 않고 나를 실제로 가까이하지는 않아도 신뢰를 해주는 사람들을 볼 때 물론 예전에도 감사하다고 느꼈지만 요즘은 그 신뢰값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쌓아지는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와 데이터에 대한 신뢰값. 사람을 실망시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고 나도 그에 따라 딱히 고운 말만 쓰고 사는 사람도 아니다. 그렇지만 내가 인정하는 내 부분 부분들에 대한 이유있는 신뢰에 대해서는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전부터 늘 소중하다고 생각했지만, 경제적으로 환산한다면 그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비싼 값의 가치다. 어제오늘은 방어전 하나를 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