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지난 것/1_대학시절

학교 당국의 글티 폐과 통보.

90' 2019. 4. 24. 01:43

막학기이다. 학생이라는 정체성보다는 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이 더 강하다. 여지껏 그랬듯이 학교 안의 학생사회 소식은 잘 모르고 별로 관심이 없다. 학교 오는 이틀 말고는 갈 시간도 없다. 이렇게 졸업하면 아무래도 뭐가 생겨도 내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거리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지금처럼 학교에서 일방적인 폐과 통보같은 규탄해야할 것들을 바라보면서 뭔가를 하고 싶지만 졸업생 신분이라면 연서명 정도가 전부지 않을까. 구태여 그런거까지 신경쓰냐고 할만한 현실적인 친구들도 많지만 최소한의 재학생 찬스 카드는 쓰고 졸업하고 싶다. 자보를 쓰더라도 남은 2개월만 써도 쓸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그깟거 얼마나 시간을 쓰면 쓴다고 두 시간이면 될걸. 바쁘다고 푸념하는 사람 치고 시간관리 잘하는 사람 없다. 처음에는 시간강사 해고 때문에 관심을 가졌다가 비인기학과폐지안이 나온다는 소문까지 듣고 다른 학생들과 함께하게 됐다. 오늘은 학교 당국은 한 과를 폐지한다고 통보했는데 이렇게 하나씩 착착 정리해나간다는 불안감을 심어주는 행위들, 일방적인 통보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한다는 말만 늘 되풀이하고 실제로 학생들과 의결을 같이하겠다는 약속 하나 없는 것은 우습게 봐서다. 권리는 싸워야 얻는다. 얻지 못해도 싸우지 않고 빼앗기면 다시 되찾을 명분이 생기지만, 그냥 줘버리면 끝내 포기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하면 할수록 열이 받네. 이런 식으로 정치학, 경제학도 폐지 통보할 것이라면 내가 점거할 수 있게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에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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