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21_동물권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아지

90' 2019. 9. 3. 19:55

초중고등학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방법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아니 그냥 생명이 이렇게 존재한다고 알기라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받아본 적이 없구나. 정말 빈강냉이 같은게 인간들이다. 그 이후에도 나 혼자서도 그런건 공부해본적이 없그나. 정말 멍청하게 살았다. 아는게 뭘까.

강아지는 40색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걔가 오감으로 느끼는 것들이 존재한다는게 당연하면서도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어리석고 생명을 생명답게 인정하는 방법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것 같다. 강아지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고 두렵다. 생각을 한다면 생각을 하는 것들이 그렇게 고통받는게 너무 참을 수가 없이 힘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하는 것들을 일일히 쫓아다니고 그렇게 기다리고 돌아오면 미친듯이 반가워한다는 것이 놀랍도록... 무섭다. 그런 애들이 고통받는 것인가. 이건 카더라인데 강아지는 사람에게 1시간을 하루로 느낀다고 한 글을 봤다. 그렇다면 집에 우두커니 이유도 모른채 혼자 남겨져있는 강아지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10시간이면 열흘이나 되지 않는가. 얼마나 무섭고 힘들까.

어떻게 특정 사람들을 일일히 기억하고 순위를 매겨서 졸졸 따라다니고 누구한테는 더 응석을 부리고 장소마다 행동이 다르고 집이 어딘지 길도 다 알고 전부 다 알고 기억하고 느낄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애들을 인형다루듯이 생각하는 사람은 뭘까. 자기 애가 소중하다고 개를 방치하면 애는 뭘 배우고 자랄까.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제대로 사랑하는 것을 체화할 수 있다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다. 그러지 못한채로 죽는 사람이 더 많은 거 같기도 하다. 나도 굳이 인생 목표 하나만 정하자면 후회없이 사랑하고 사랑하는 표현을 잘 하고 살아서 마음아픈게 덜한거쯤일 거 같다. 그리고 그걸 가장 빨리 알려주는 것이 바로 강아지란 생각이 들어서 참 감사하다.

내 가장 큰 강점이자 약점이 강강약약이 극단적이라는건데 여지껏 동물권은 한번 경험하면 내 인생을 너무 바쳐야할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일부러 회피했던 분야인데 강아지 하나로 다른 강아지들 표정이 보이기 시작하고 동물권에 대해 다시 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