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aily/15_인물

김종철 선생님

90' 2020. 6. 30. 12:29

2011년. 혼자 미래를 꿈꾸는것이 세상 전부였던 때. 매일 도서관도 다니면서 여러 공부는 했는데 결정적으로 대학생은 아니었음. 그래서 늘 선생님이 목말랐었다. 생태주의에 관심이 있어서 11년 여름에 녹색당 페북이 생겼을 때 가입했었다. 당시 페친은 내 외국인 친구들과 연락을 끊지않으려고 동앗줄처럼 잡아두고 있었고 내 탐라에 한국어라고는 하나 없었는데 그때부터 여러 사람들과 페북도 교류하게 되고 녹색당 창당준비하는데 이것저것 나가서 좋은 분들도 뵙고 돕고 듣고 했었다.

김종철 선생님은 당시 내가 녹색당 웹진 멤버가 되어서 해외 녹색당 소식을 번역하는 일을 맡았을 때 특별 취재(?)로 우리 당의 뿌리인 선생님을 인터뷰하자라는 얘기가 나와서 갔었던 것 같다. 인터뷰를 녹취해서 나중에 선생님 말투로 풀어서 냈었다. 그 모임 뒷풀이에서 나는 말했다시피 선생님의 존재가 절실했고 대학생 친구들이 단 하나 부러웠던게 선생님과 동료 그 존재 자체였다. 그래서 이런 것에 관심이 있고 이런걸 하고 싶다고 말씀을 여쭈고 듣고 그랬다.

처음 보는 내게 정말 다정한 말투로 "여진아" 라고 하시면서 이런 공부를 하면 좋겠다, 너는 이런걸 잘 할 수 있겟다 등등의 말씀을 해주셨다. 말했다시피 선생님의 존재가 너무나 귀중했고 절실했기 때문에 나는 그걸 흘려보내지 않았었다. 그때가 내게 큰 자존감과 힘이 되었었다.

시간이 흐르고 그 당의 분위기도 완전히 바뀌었을 때에 누가 말만해도 다 꼰대라고 욕먹고 욕하던 시절(?)에 누군가 김종철 선생이 꼰대라고 했을 때도 그당시 내게 큰 힘이 되었던 말들을 해주신 분이기 때문에 웃긴 마음에 씩 웃고 넘어갔던 것 같다. 그 어린 나도 진심으로 경청해주고 존댓말부터 시작해서 다정하게 조언을 해주고 언제든 연락해서 물어보라고 해주신 분. 학자로서도 대단하시지만, 한 어른으로서. 이 분의 따뜻함이 아직도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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