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니샌더스를 언제 처음 알았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십년 정도는 된 거 같다. 그 때도 호호 할아버지였다. 난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들에게 약하다. 십대 시절부터 좋아했던 노암 촘스키, 알랭 바디우 뭐 이런 할아버지들이 머지 않아 돌아가실텐데 그 전까지 꼭 실제로 뵈고 싶단 포부가 나에게 하나의 동력이 되기도 했었다. 지금은 예전보다는 이 할아버지들에 대해 별로 생각 안하고 사실 바쁜 일상에 이 할아버지 잘 계시나 싶은건 몇년에 한번이지만. 그러나 같은 의미로서 버니 샌더스 역시 그렇게 느껴진다. 한 개인, 한 노인이라는 사실, 나이가 많다는 그 사실 자체가. 전부터 버니 샌더스를 지지한다는 생각이긴 했다만, 내가 무슨 미국에 사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피상적인 뉴스 단면만 어쩌다 볼 뿐이었다. 그런데 아직도 건강하게 호호할아버지이자 계속 일관성을 지켜가며 사는 모습이 너무 마음을 짠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존경스럽다. 그러나 그냥 마음이 짠한 것이다. 우리 할아버지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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