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Daily/5_영감·롤모델

2008년의 락페와 사람들

90' 2020. 8. 26. 23:19

어릴 때 치열하게 놀았던게 내 재산같다. 세요오빠랑 얘기하다가 락페가 나왔다.

2008년 십대에는 그게 당연한건 줄 알았는데 당연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같은걸 해도 어릴 때처럼 재밌지도 않고, 실제로 그런 무모한 행동도 거의 하지 않게되며, 돈쓰고 편한거 위주로 하게 된다.

무엇보다 락페 환경 자체도 2015년 이후에는 이렇다할 락페가 없고 그게 끝물이었던 거 같고. 진짜 밤에 재밌게 노는 분위기도 내가 볼 때는 2010년대 초반까지가 끝이었던 거 같다. 

온갖 언니오빠들 죄다 알고 친해지고, 밤에는 모닥불 켜두고 음악얘기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노래부르고 기타치고 춤추고, 미친듯이 슬램하고, 또 밤에는 미친듯이 춤추고 (정말 지금이라면 절대 할 수 없을 미친 용기들), 같이 캠핑촌에서 밤새 떠들고, 어떤 날은 상점 아저씨들하고 친해지고, 좋아하는 뮤지션도 만나고, 어떤 날은 알게된 언니들하고 찜질방가서 밤새 음악얘기하고.

그때는 어딜가나 쉽게 락페든 락공연이든 언니오빠들하고 친해질 수 있었고. 원체 어딜가나 막내였다보니 항상 내게 잘해줬어서 그때는 그게 당연했던 거 같다. 거기 말고도 사회시민단체라거나 여성회라거나 이런데에서도 그런 포지션이었고 그맘때 나는 열정도 에너지도 많았으니 이것저것 흡입하듯 다닐때라 그런 고마운 인프라에 대해서는 큰 자각이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의 나도 없지만, 지금 그렇게 하려해도 지금은 풍토가 많이 바뀌어서 그러기 힘들다는 거. 잠깐이지만 그렇게 살아봐서 너무 좋았고. 조금 더 많이 놀아볼걸 이란 생각은 들지만, 정말 잠깐이라도 그럴 수 있는게 큰 동력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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