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안되는 오래된 네이버 블로그 이웃이 글을 하나 오랜만에 써서 봤는데 동감하는게 많았다. 자기가 좋아하던 스매싱펌킨스의 멜랑꼴리앤더인피니트새드니스 앨범이나 퐁네프의 연인들 같은 영화를 다시 봐도 이젠 감동이 별로 없다고. 어딘가 시간을 쓰는데 인색해진다고. 7-8년 전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그 사람이 내가 올린 어떤 희곡과 음악과 영화들에 대해서 반가움을 느껴 이웃신청을 걸었고 서로 안부메세지에 얼마나 그런 것들을 좋아하는지 썼었는데 말이다.
나야말로 가장 영혼없이 살고 있는 해가 아닌가 싶다. 나도 옛날 좋아하던 스매싱펌킨스나 비치보이스 음악이나 레오까락스 영화같은거에 이제는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신경써야할 것들이 많아지기 마련인데. 특히 돈벌이에 신경쓰게 되고 모든 것의 단가가 높아질 수록 영혼은 말라간다는 느낌이 든다. 정신적인 세계에서 좋아하던 것들에 취하는 데에는 돈이 필요하지 않았는데. 이젠 돈이 필요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지 않으면 그만큼 벌 수 있었던 것을 날리게 되는 판국이기에 자꾸 비교하고 계산하게 되고 그만큼 좋아하던 것들을 심플하게 즐길 여력이 없어진다. 불나방처럼 하나에 올인하지 않는 이상은 이것도 저것도 하면서 살아야 한다. 회사 하나만 다니고 최소한의 사람만 만나도 취미 하나 건사하기 힘든 세상에 나만 이런 것은 아닐거라 생각하지만 내 욕심이 많아 우울해질 때가 많다. 항상 나는 내가 소중하게 느낀 음악이나 책을 위해 시간과 돈을 우선적으로 할애했고 좋아하는 사람이 많고 어울리는 것을 좋아함에도, 놀거나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시간을 궁핍하게 쓰면서 살아왔다. 이렇게 포기한 시간을 아껴 정신성을 채우려고 십년을 넘게 노력해왔지만 세상처럼 나역시 답은 궁색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JFEftsKAUvY
https://www.youtube.com/watch?v=MlxuOAMLA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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