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7j7qByiqDt0&list=PLn_el5ForiL5EFBm5UqPYQvBtpjHY9-xu&index=10
중학교때 엠넷에서 일본 뮤비들을 틀어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윈즈는 일본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아이돌은 아니었는데, 다른 아이돌은 그냥 흥미롭게만 봤었지만 유독 윈즈 곡들은 좋아했었다. 앳띤 소년이라고 해야할지 조숙한 아이라고 해야할지, 딱 본인들에게 어울리는 멜로디가 예쁜 곡들을 불렀는데 이 노래들이 감동적이었었다.
블로그 이웃 한분이 옛날에 포스팅하셨던 것들을 보다가 윈즈를 발견해서, 오늘 오랜만에 winds를 검색해서 한두곡을 듣다가 이 곡도 발견해 들었다. 이게 몇년만에 듣는 것인지. 개인적으로 윈즈 곡들 중에서 제일 좋아했던 거다.
음악이 대단한건 어떤 곡을 다시 들었을때, 예전 들었던 시기의 분위기, 공기, 내가 느꼈던 감정들을 다 까먹고 살다가도 순간적으로 기억난다는 것이다. 난 이 곡의 보컬 멜로디보다도 예쁘고 아련한 간주의 멜로디를 특히 좋아했는데, 중학교 1학년 2학년 한참 조그만 거에도 설레고 무섭기도 하던 시기에 이 곡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씰룩거리곤 했었다.
살아온 인생은 짧지만 왠지 지금까지의 삶이 감동적인 성장 소설의 첫 챕터처럼 느껴졌고, 앞으로 무슨 고난을 만나도 잘 극복해 좋은 추억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어릴 때 들었던 노래들 각각 느꼈던 감정이 다 다르지만, 오랜만에 듣는 이 노래가 줬던 설렘이나 용기들은 전부 까먹고 살고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어떻게 그렇게 내면이 여리고 쉽게 감동하며 살았는지. 그때 내가 보기에 지금 내가 바보같은 어른이 되서 많이 놓치고 사는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가끔 들곤 했었는데, 정말 놓치고 있는게 많았다.
다시 밤에 혼자 누워서 이 곡을 들어보고 싶다. 아직도 나에게 지나온 모든 작은 것들도 삶을 튼튼하게 만들어준 감사한 여정처럼 느껴지는지, 아직도 순수하게 다가올 날들에 대해 설레고 두려울 수 있을지. 많이 느끼고 많이 감사하면서 살고 싶었는데 언제나 수단이 목적을 잡아먹어버리고 멍청해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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