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29_종교

두봉 주교님

90' 2022. 2. 5. 22:36

 

https://www.youtube.com/watch?v=KEi5Bg5RhVg 

 

우연히 유튜브 보다가 유퀴즈의 두봉 주교님 편을 보고 엄청 울었네. 94세가 되신 주교님이 "어느새 이렇게 그냥 나이들게 되었습니다." 라고 하시는데 정말 그렇다. 나도 어느새 그렇게 나이들거다. 그때 후회없으려면, 많이 웃고, 많이 사랑하고, 마음을 좋게 먹고, 가까운 사람에게 소중히 대하고, 인류애와 동물애를 가지고, 하고 싶은 것에 몰두하고... 그럼 되겠지. 

그리고 '무신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천주교를 가지고 있고 무신론자에 가깝다. 굳이 무신론 어쩌고 하지 않는건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입을 터는 꼴같지도 않은 태도가 싫어서다. 나는 신이 있다면 이렇게 고통스러운 살상이 일어날리 없고, 그런 신이라면 그 신도 믿고 싶지 않다. 지금도 죄없이 갇히고 묶이고 맞고 찢겨지는 동물들이나 사람들이나 모두가 갈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도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종교가 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믿고, 존중할 부분에 대해 존중하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영상을 보고 그 와중에도 내가 또 쉽게 오만해졌는지 느낀다. 맨날 깨달아도 맨날 까먹는 정도로 내 뇌가 단세포에 가깝다. 

역겨운 것들을 보다보면 화가 나고, 괜히 까불게 되기도 하고. 그러다가 또 이런 분들 보면 내가 오만했구나 다시 깨닫고, 이건 어떤 인생 주제든 다 포함되는 거 같은데 이 반복이 인생인 거 같기도 하다. 감히 무신론 어쩌고 이성 어쩌고도 할 수 없는 이유는 자신 삶을 봉헌한 사람들 앞에서 고개숙여지기 때문이지. 인간이 분노해야할 상황에 분노하는 것은 옳다. 하지만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 잠깐이든 늘이든 자기 주제파악이 안되서 멍청하게 굼벵이 앞에서 주름 잡는 짓을 하는 거다. 종교가 비판받아야할 것도 많지만, 역시 이성 어쩌고 무신론 어쩌고 지 잘난듯 떠드는 형식들은 언제 보아도 참 수치스럽다. 더러운 공동체에서 단 한 사람이라도 존경할 수 있고 아름답다면 그 바닥은 결코 무시당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