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29_종교

최근 내 종교에 관하여.

90' 2015. 12. 13. 21:32

요즘 종교에 관심이 많다. 히브리즘적인 헌신의 신앙이라기보다는, 지적인 호기심이 더 크다. 가톨릭에서 견진성사를 받고, 만약에 정말 이 뜻대로 산다면 프란시스코회(평신도로서)가 되고 싶단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 첫째로는 매주 안식일인 주일에도 미사를 봉헌하지 않는 나일롱이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개신교에 관한 관심때문이다. 즉, 매주 주일마다 교회를 간다고 했을 때 그것이 가톨릭 교회가 아니라 개신교 교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직 내 종교관이 자리잡지 않았다. 우선은 섬돌이나 명동 향린교회, 낙산교회(김희헌목사) 등에 가봐서 어떤지 느끼고 싶다. 그저 언제쯤 가보면 좋겠다에서 좀 더 적극적인 의지로 바뀐 계기는 천주교 용어로는 '공소'에 대해서다. 가톨릭은 보편교회인 만큼 평신도들끼리 모인 공소 모임에서도 공소 예절에 따라 통상문을 지킨다. 그런데 이 공소예절을 보다가 '개신교에서는 좀 더 창의적이고 정말 진실한 기도를 내 스스로 만들어 기도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신교의 공소 모임에서는 어떻게 되는진 모르겠지만 여튼 가톨릭이 가장 보수적이니 그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들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개신교 교회의 시끄러운 분위기는 싫었다. 맹목적인 분위기도 싫었다. 하지만 작고 민주주의 가치를 위해 투쟁하는 약한 개신교 교회들도 알게 되었다. 그 교회에서는 가톨릭에서 가졌던 성스러움과 겸허함과 겸손함을 가지면서도 좀 더 창의적이고 틀에 박히지 않는 진솔한 기도를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