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쓰는 펜 전부가 아니라, 그냥 오늘 산 것만 찍은 것이다.
오늘 펜을 새로 샀다. 소소하지만 나의 펜에 대한 철학이 바뀌었다.
10대는 항상 하이테크와 함께 했다. 어릴 때는 산만하게 여러 색상의 볼펜을 쓰기도 했지만 결국 깔끔함의 미학으로 귀결했다. 빨강 파랑 검정펜의 하이테크.
20대는 항상 제트스트림과 함께 했다. 제트스트림 0.7 검정 빨강 파랑이다. 3색볼펜+샤프도 한 번 써봤지만 리필심이 너무 얇아서 관뒀다.
내게 산만하지 않고 딱 떨어지는 실용적인 것, 그러면서도 심플한 미학이 있는 것은 중요했다. 가끔 포인트로 분홍이나 보라색 볼펜 정도. 말이 포인트지 내 페미닌한 성향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나도 예쁜 색의 볼펜을 좋아하기 때문. 하지만 업무 효율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검빨팡 위주로 써야만 하는 것이다. 그래서 1~2색의 다른 색 볼펜은 필통에 넣어두는 것을 허락했다. 아무리 좋고 아무리 예쁜 펜을 받아도 난 안 가진다. 애초에 물욕도 없어서 선물받기도 찝찝하다.
또한 샤프나 연필의 경우, 이전에는 연필은 안 쓰고 샤프를 썼었다. 최근에는 샤프를 안 쓰고 연필을 쓴다. 종이에 줄을 그을 때나 메모할 때 여러 수단을 동원했지만 결론은 연필이 최고더라. 좋은 연필의 미학이 있다. 특히 줄을 그을 때는 연필로 한다.
오늘의 경우에는 펜에 대해서 리뉴얼이 되었다.
제트스트림 0.7 검정 빨강 파랑에서 '파랑 대신에 하늘색'이 됐다. 사실 빨강도 분홍으로 대체할까 하다가 그건 말았다.
그리고 줄을 그을 때 연필 말고 하나가 추가됐다. 저 페일민트색과 살구색 싸인펜을 겸하기로 결정했다. 튀지 않고 묽은 페일색이라는 것이 중요했다. 색이 넘 예쁜걸.
차마 색감에 대한 여성스러움을 포기할 수 없는 관계로 남겨둔 포인트 볼펜으로는 저 진분홍의 동아펜을 쓰기로 했다. (원래 갈색과 오렌지, 진분홍 더 굵은 펜이 포인트였다.) 특히 국산 동아를 선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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