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넬을 보면 음악적으로 많이 질리긴 한다. 특히 보컬은 그럭저럭 매력있는데. 드럼 기타 베이스등의 연주가 너무 애매하고... 편곡도 심각하게 김종완이 맨날 코러스만 넣고. 사운드의 빈맛에서 나오는 명사운드를 모르나봄.
그런데 나는 왜 넬을 듣는걸까? 뭐 일단은 그리 좋아하진 않는다. 오히려 좋아하는 것보다 좋아하고 싶은게 더 크다. 사실 정말 내 취향인 밴드의 좋아하는 곡 다음에 넬 곡을 들으면 마치 오징어처럼 느껴지곤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넬이 지우와 같은 INFP 라서 듣는 것 같다. 남들은 넬이 인프피스럽다고 했지만 난 엠비티아이와 연관지어서 생각해본적 없이 들었는데 무의식적으로 지우와 흡사한 느낌을 캐치한듯하다.
뭐랄까. 일단 내가 지우를 만나면서 인프피를 동경하게 되었다. 딱히 그 유형이 되고 싶은 것은 정말이지 아니나, 내가 T다보니까 아무래도 F인 지우랑 있다보면 그의 옳고 그름이 아닌 좋고 나쁨에 있어서 짜증날 때도 있다한들 한없이 사람중심적이고 마음덕후인 그를 사랑하는 것 아닌가. 또한 나도 지우랑 헤어질뻔했었을 때 한없이 INFP처럼 된 적이 있다.
보통 헤어지면 다들 F가 되는 것 같지만. 지우가 INFP다보니까 나도 아마 그와의 사랑에 있어서 NF적으로 연애를 이어왔고(다른 사람과 했을 때에 비해) 그 잔상이 남아 더 NF적으로 아파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INFP이다보니까 우리가 행복하려면 당연히 그가 행복한 것도 포함된 것. 그래서 넬 콘도 가자고 했던 것 같고. 내가 무의식적으로 인프피를 채집했던 것 같다.
인프피스러운 것이 강한 가사들이 대부분인게 넬. 정말 인프피가 도두라진 가사곡중에 처음 알았던 곡이 당연히 섬. 지금은 /12초. 유령의 노래. 인어의별. 어차피그런거. 차라리그럴께. 어떻게생각해. 믿어선안될말. 잇츠오케이. 넬팬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도 인프피밴드하면 바로 나오는게 넬일 정도.
뭐일단은 넬이 음악성이 내기준에서 별로라서 빨진 못한다. 다만 어느정도 좋으니까 듣긴 듣는다. 넬 팬들은 (대부분 역시 인프피인듯) 이것도 저것도 좋겠지만 넬은 정말 인프피스러움이 강한 곡들이 넬의 트레이드마크다. 희소성의 원칙에 따라. 설령 인프피가 좀 덜하고 음악성이 높은 넘버보다, 인프피가 강하고 좀 아쉬운 넘버가 넬이 더 '밀어야'하는 좋은 곡이다.
사실 몇일전부터 넬 곡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지금 헤어진 상태도 아니고 연애중인데 왜 인프피 찌질 얀데레 우울한 넬의 곡들을 일부러 듣고있지? 지금보니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성향이 같고. 아니, 정확히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고 이상적으로 섬기는 모습이 인프피스러운 넬 가사에서 나타나기에. 이걸 들으면 그에 대한 설렘을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돌이켜보니 넬 노래 들으면서 항상 지우 생각을 했다. 섬을 들으며 항상 우리 처음 만났을 때를 떠올렸고.
한마디로 나는 넬의 음악성보다는 그냥 일부의 감성을 좋아하고. 그 이유는 남자친구와 흡사해서이다. 남자친구가 나 처음 만났을 때처럼 기타치고 노래만들고 뭐 이런 짓을 이제 안하다보니까. 내가 남자친구를 좋아했던 그 유약하고 나밖에 모르는 어린왕자 감성을 넬에게선 느낄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는 정확히는 넬덕질이 아니라 남친덕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음악을 나누는 분류가 몇 있다. 가장 내게 오래된게. 현실과 비슷한 음악 vs. 현실과 동떨어진 음악. 예를 들어 비틀즈 vs. 디페시모드. 라고 보면 된다.
이제 하나 더 추가. 나와 비슷한 성향 vs. 다른 성향. 이건 좀 되게 애매하다. 나랑 비슷한 것과 다른 것을 나누는 기준이 애매하니까. 특히 다른 성향에 있어서는 어떻게 다른지는 천차만별이니까. 정확하게는 다른성향이란 다른 성향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성향이다. 그래 나와 비슷한 성향 vs. 다르지만 관심있는 성향. 예를 들어 데이빗보위 vs. 존레논(INFP)이다. 일단 전제는 나랑 비슷하건 다르건간에 음악성이 있는 경우.
그런데 이 나와비슷한성향 vs. 다르지만 관심있는 성향 중에서 음악성을 전제로 깔지 않은 경우는 예를 들어 검정치마 vs. 넬(INFP) 이다. 기본적으로 인프피스러운건 이별할 때는 거의 혼자 꿍하고 감성적이 되니까 내가 인프피가되서 예외로 치고. 연애를 할때 인프피적인 것을 동경하는 이유는 하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인프피니까. 지우말고 제대로 사랑해본 적은 없지만. 그래도 사겼던 사람을 예로 들면 감성적이 되더라도 사겼던 사람의 이상적인 것에 관련된 감성을 찾게 된다. 난 지금 인프피를 사랑하기에 그에 대한 설렘을 상상할 수 있는 인프피곡을 찾게되는 것이다.
여담으로 존레논 넬 다 인프피인데. 음악성 유무를 나누는건 제외하고. 둘을 분류하는 기준이 있다. 전자는 현실에 동떨어진 것이고 후자가 현실의 음악이다. 실제로 내가 지우랑 사귀게 된 이유 중 가장 이상적이었던 순간은 함께 비틀즈 존레논을 들었을 때였다. 무지 이상적이었다. 디페시모드에 비하면 무지 현실적음악인 비틀즈지만. 인프피 분류에 있어서는 굉장히 -보다는 +느낌의 긍정적 이상적 분위기가 흐르는 느낌. 따뜻하고. 넬은 매우 -의 찌질부정적 분위기가 흘러서 나름대로 비현실적 이상성은 또 있지만서도. 아무래도 현실에 좀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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