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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철은 스타성있는 에세이스트. 철학자로는 영.

90' 2018. 10. 16. 22:11

타자의 추방을 읽고 있다. 한병철 다시 읽으니까 좀 별로다. 그냥 글을 있어보이게 쓸 줄 아는 스타성이 있는 사람 같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책을 잘 읽고 잘 발췌해서 본인이 생각하는 주제에 맞춰 멋드러지는 소감과 적당한 문장을 엮은 느낌이다.  묵시룩적인 느낌으로 의미심장한 문장을 잘 쓴다. 이 사람만의 철학적인 무언가는 모르겠다. 그래서 글 잘쓰는 편집가, 에세이스트 이상의 깊이는 모르겠다. 기대를 안하고보면야 괜찮지만, 기대하고 보니까 별로다.


이 부분은 괜찮아 옮긴다. 막스 셸러의 저작에서 발췌한 문장을 가지고 전형적인 한병철식의 글쓰기를 보여준다. 일반인 수준의 철학서로서 접하기에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왜 베스트셀러인지 알만하다. 


13쪽. 식물은 "인간이 자신을 바라봐주기를 욕망한다. 식물의 존재에 대한, 사랑이 인도하는 인식을 통해 구원과 유사한 일이 일어나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만일 꽃이 자기 안에 충만한 존재를 지니고 있다면, 인간이 바라봐주는데 대한 욕구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꽃은 어떤 결핍을, 존재의 결핍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사랑이 담긴 시선, 사랑이 인도하는 인식이 꽃을 이런 결핍의 상태로부터 구원한다. 따라서 인식은 구원과 유사한 것이다. 인식은 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