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애기 키우는 거랑 똑같다. 강아지는 우리와 같은 유기체이기 때문에 돌봐주는 것을 일주일에 몇번만 하는게 아니라 매.일. 해야 한다. 늘 시간을 들여야만 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에너지가 많이 뺐긴다. 이걸 매일매일 십몇년을 해야 한다. 

강아지가 사람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너무 안쓰럽고 미안하고 불쌍한 감정이 든다.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사람은 강아지가 일부지만 강아지는 사람이 모든 것이고 24시간 내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느껴져서 짠하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  

강아지가 있어서 집안이 예뻐지는 것도 실시간으로 느끼지만. 그래도 정말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든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나는 강아지를 키우지 않을 것 같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이런건 너무 가벼운 이야기고,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자격시험이 필요한 거 같다. 빗질 하나 하더라도 조금만 둔하면 강아지가 아플 수 있고 귀청소 하나 제대로 못하면, 눈털 정리 하나 제대로 못하면, 하나하나가 위험요소다. 사람이 꼭 해줘야 하고 사람이 못하면 그대로 그 폭력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강아지들이 사람 잘못 만나서 고통받는다는 것은 너무 끔찍한 일이지만 지금 어딘가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