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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마트에서 느꼈던 페이소스

90' 2019. 8. 31. 21:01

어제 수유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마비가 온듯한 중년으로 보이는 장애인 분이 앞에 계셨다. 그리고 부모님으로 보이는 노부부도 있었다. 그들은 종이 상자에 산 물품들을 다 담았고 결제만이 남았다. 삼만 얼마가 나왔는데 카드가 한도 초과라고 나왔다. 그 아들은 되묻고는 핸드폰을 꺼내서 어딘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함인지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너무 마음이 안좋았다. 그렇다고 거기서 내가 뭘 하기도 뭐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부정적인 관심 혹은 동정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

바로 그 전에 장을 보려고 이것저것 담을 때에도 허리가 90도로 굽은 할머니가 직원에게 '계산하는데가 어디에요' 라고 하는데 직원이 손가락으로 대충 가르키며 '저기 있네요' 라고 했고 그쪽은 카운터가 가깝긴 하지만 계산하려면 돌아가야하는 곳이었다. 나중에 나도 그쪽을 통해 카운터를 가려고 했는데 '돌아서 오세요' 라고 해서 돌아갔다. 그 할머니는 거동도 불편하신데. 그리고 그 한도초과된 가족이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계산을 다 하고 계단을 올라갈 때에도 또 다른 90도로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고 계셨다. 

내가 한 번 선행을 보인다 하더라도 세상은... 마음이 아픈 것이 너무 많다. 포기하지 말고 손닿는 곳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