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14_정경사 이론

<국가론>, 플라톤

90' 2015. 10. 21. 22:16

 p.67

사회계약설 

 고대 희랍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이미 여기서 후대의 사회계약설을 관통하는 발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들 개개인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결합함으로써, 사회 내지는 인간 공동체가 형성되었다는 기본적인 가정이다.

 플라톤과 후대의 사회계약론자의 차이점은 사회와 공동체의 기원에 관한 이론에 있는것이 아니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입장이 다르다. 플라톤은 개인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공동체는 해체되어야 한다고 직접 말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고, 철인 치자에 의한 정치적 의사결정 체제 확립을 외친다.

 플라톤의 정치 사상이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플라톤에게서 시민혁명에 영향을 미친 사회계약설의 기본 발상이 등장한다는 점은  잊혀지기 쉽다. 언뜻 보면 서로 모순이 될듯한 플라톤과 근대 시민혁명기의 사상은 차이점에 못지않게 깊은 연관을 지닌다. 르네상스기에 고대 희랍의 고전 연구가 성행했고, 그 흐름이 근대의 여러 사상에까지 이어졌다는 점을 되새기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플라톤은 [[메논]]에서 기하학을 배운적이 없는 노예 소년에게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기하학 문제의 올바른 답을 이끌어 낸다. 이는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에 근거하는데,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의 의도는 인간 개인에게 잠재된 지성을 자극하고 고무하자는 것이다.  이와 같은 개인의 지성에 대한 믿음은 이성의 힘으로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 계몽주의 사상과 사회계약설에도 나타난다.  홉스가 외쳤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조차도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그러므로 인간들이 합의하여 국가를 형성했다는 말이므로, 기본적인 시각이 다르지가 않다.

 사회계약설의 인간관과 사회관은 인간이 지성적이며, 합리적이고 그러므로 서로 합의하여 국가나 기타 공동체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각의 원형은 고대 희랍의 플라톤에게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