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정과 망원 사이에 있는 독립서점 '로우북스'. 독립서점의 큐레이션의 방향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책방지기의 영리함이 좋았다. 나의 또래 여자 지인이나 가까운 사이는 아닌, 그러나 늘 동료의식이 드는 사람 배인영. 그가 서점을 한다길래 한번쯤 들려보겠다고 안부를 전했고, 마침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들리게 되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오랜만에 인사를 하고 책 두 권 정도 골라보리라 들렀는데 많이 배우고 나왔다. 책을 좋아하나 소유욕이 별로 없는 내가 세 권을 고심해 골랐고, 잠시 대화를 나누며 들은 얘기들은 흥미로웠다. 그와 나는 둘 다 가볍기보단 무겁고 진지한 취향이고, 감성적이기보다는 실용적인 것을 추구한다. 마케팅은 중요하나 독립출판 혹은 독립서점이라 해서 떨어지는 퀄리티를 입고하는걸 용인할 수 없는 성정을 지녔다. 이런 공통점에도 그는 기민하고 추진력이 강해서 몇 주만에 서점을 재정립했고 큐레이션의 사업화 역시 모색중이다. 감성과는 저 멀리 떨어진듯한 말투로 두 사람이 소설을 말하고, 추천 작가를 들을 수 있는 한 낮의 작은 행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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