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9_역사유물론

조선인 B/C급 전범자들에 대한 동질감

90' 2016. 12. 19. 13:14

조선인 B/C급 전범 재판에서 죽은 조선인 20명, 그리고 그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책이 있다고 한다. 잠시 권혁태 선생님께 들은 바에 의하면, 그들은 싱가폴에서 사형집행을 당했고, 나머지는 일본인으로서 재판받고 수감당했다.

하지만 막상 석방될 즈음엔 샌프란시스코 조약에 의해 일본인이 아닌 것이 되었다. 그들은 대게 일본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단지 한국에서 징발되어 동남아에서 그 일을 한 것 뿐 일본과는 관련이 없이 살던 사람들이었다.

한국에서는 일본의 전범이니 받아주지 않고, 일본에서는 일본인이 아니니 받아주지 않았다. 그들은 어디에도 끼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은 그들이 선택한 것이 아니었다. 불가항력적으로 떠밀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본인들의 실수가 있긴 하였겠지만 나는 외부적 압력과 유인효과가 더 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보통 그 길을 벗어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이들에게 깊은 연민과 동질감을 느낀다. 이도저도 아닌 중간에 끼인 존재, 불가항력적으로 떠밀린 존재, 본인의 실수만큼에 대한 댓가가 아닌, 그 이상의 설명할 수 없음으로 떠밀려 큰 죄를 선고받게 된 그들. 난 그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