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11_문학

140409

90' 2014. 4. 9. 11:32

 <청춘> 심보선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모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번 뿐이라는
청춘이라는



<안녕, 드라큘라> 하재연

당신이 나를 당신에게 허락해 준다면
나는 순백의 신부이거나 순결한 미치광이로
당신이 당신임을
증명할 것이다.
쏟아지는 어둠 속에서
우리는 우리의 아이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낳을 것이고
우리가 낳은 우리들은 정말로
살아갈 것이다.
당신이 세상에서 처음 내는 목소리로
안녕, 하고 말해 준다면.
나의 귀가 이 세계의 빛나는 햇살 속에서
멀어버리지 않는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