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16_내삶속정경사

페북

90' 2020. 11. 22. 16:29

각자 할 수 있는 운동이야 각각이 다르다.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게 실질적으로 어떤 변혁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는 좋아요를 누름으로서 나의 죄책감을 더는 자기만족같은 것에 회의적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뿐만 아니라 많은 내 주변 사람들이 딱히 어떤 활동이 없고, 방향도 확실치 않는 상황에서 SNS에서 말만하기 시작하는데 있어서 더 회의적이 된 것 같다. 목적이란 것이 축적된 여러 패배의 인식들에 가려지고, 각자도생하는 삶의서의 팍팍함이라거나, SNS 특유의 오프라인보다 단정적이고 가볍고 비꼬는 화법이 많은 것들 등등이 합쳐져서 서로 피아식별하는 가운데에 서로에게 동조하여 자신의 인정욕구만 근근히 채워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게 운동까지는 아니라도 어떠한 방향성을 가진, 무엇을 위한 행위를 하지 않는 스피커들의 비율이 더욱 더 많아지는 것이다. 내 페친들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도 모르겠다. 분명 하나의 연결고리라기엔 애매한데, 너무나 정치적인 스탠스는 비슷하다. 조금만 다르면 조리돌림당하기도 쉬워서인지 아예 입을 다물어버리고. 대충 분위기다 싶으면 같은 결에서만 말하고. 이 추이는 어느 스탠스를 가진 판이나 대화와 다름에 대한 토양이 없는 한국에서는 안타깝게도 다 비슷하다. 다양성에 대한 투쟁을 이어나가는 내 페친들 역시 뼛속 깊은 한국인이라 마찬가지다. 이렇게 연결고리가 느슨한데도 말하는게 찍어낸 공장처럼 비슷해서 이 사람들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라고 하면 모르겠다. 대충 신좌파 담론에 관심이 많은 누리꾼들이라고 해야하나..ㅁ;;;; 구린데...

그래도 탈정치한 무관심한 것보다 훨씬 멋지고 공익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당연히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내가 비판적인 부분은, 나 역시 비판받을 지점이 많겠지만 나에게 너무나 중요했기에 나는 항상 조심했던 부분들이 자꾸 눈에 띄어간다는 것이다. 조롱, 비아냥, 비꼬는 말투들. 대충 분위기 따라서 선빵이든 뒤따라가든 단정짓는 그런 것들. 누구를 위한 누구의 이야기인지 모를 것들. 무엇보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꽤나 진지한, 혹은 누군가에게 악영향을 끼칠 말들을 할 때 이 곳이 공적 공간인지 정말 사적으로 자신이 말하는 건지에 대해 어떤 구분하려는 인식도 없고, 당연히 그에 대한 명확한 표현도 없다는 것. 책임 역시 없다는 것. 급변하는 세상과 SNS 기류만큼 다져져야할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필요성 조차 제기되지 않는 곳에서의 문화지체현상인 것 같다. 적어도 큰 방향성에 동조하는 이들끼리라면, 나르시시즘보다는 공적 발언에 대한 인식을, 어차피 느슨한만큼 각자의 다양한 이야기에 대해 다름에 대해 비아냥을 넘어서 진지한 질문을 할 순 없을까. 외부영향 때문에 쉽게 변한다거나, 혹은 자신의 치열한 고민으로 이루어지지 않은 스탠스는 너무나 쉽게 변절된다고 생각하고 그걸 증명하듯이 또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런 경우 신뢰가 가지 않는건 어쩔 수 없다. 그 어느 곳에서도 온전히 동조하지 못하지만, 때문에 그 어느 곳에서 배척당하는 가치에 대해서도 그곳에서 용기내서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