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 424

설악산 케이블카 백지화 소식을 환영하며

이 때가 2012년 1월 15일이다. 몇일 전에 친구한테 지난 사진들 보여주냐고 외장하드 열었을 때 오랜만에 보고 이랬었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마침 어제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가 백지화됐다는 좋은 소식을 들었다. 기사에서는 4년만에 백지화되었다고 했고 전국 케이블카 반대 운동이 2012년부터 시작된 걸로 나온 거 같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이미 2012년 초에도 저렇게 동네 산에 가면 600일이 넘게 1인 시위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셨다. 저 김병관 선생님의 경우에는 2010년부터 하신듯. 그 때 사진을 다시 열어보니 참 추억돋기도 하고. 그 때는 독일 친구랑 같이 산에 올랐다가 선생님을 만나서 저도 존경한다고 말씀드리며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여쭈고 함께 시위에 동참했었다. 2014년 즈음부터 청년의제..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강아지

초중고등학교에서 생명을 존중하는 방법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 아니 그냥 생명이 이렇게 존재한다고 알기라도 하는 것에 대해서는 교육받아본 적이 없구나. 정말 빈강냉이 같은게 인간들이다. 그 이후에도 나 혼자서도 그런건 공부해본적이 없그나. 정말 멍청하게 살았다. 아는게 뭘까. 강아지는 40색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걔가 오감으로 느끼는 것들이 존재한다는게 당연하면서도 솔직히 믿기지 않는다. 그만큼 내가 어리석고 생명을 생명답게 인정하는 방법을 아직도 모르고 있다는 것 같다. 강아지는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고 두렵다. 생각을 한다면 생각을 하는 것들이 그렇게 고통받는게 너무 참을 수가 없이 힘들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이 하는 것들을 일일히 쫓아다니고 그렇게 기다리고 돌아오면 미..

수유마트에서 느꼈던 페이소스

어제 수유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마비가 온듯한 중년으로 보이는 장애인 분이 앞에 계셨다. 그리고 부모님으로 보이는 노부부도 있었다. 그들은 종이 상자에 산 물품들을 다 담았고 결제만이 남았다. 삼만 얼마가 나왔는데 카드가 한도 초과라고 나왔다. 그 아들은 되묻고는 핸드폰을 꺼내서 어딘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함인지 전화번호부를 뒤졌다. 너무 마음이 안좋았다. 그렇다고 거기서 내가 뭘 하기도 뭐한 상황이었다. 최대한 부정적인 관심 혹은 동정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으려고 했을 뿐이다. 바로 그 전에 장을 보려고 이것저것 담을 때에도 허리가 90도로 굽은 할머니가 직원에게 '계산하는데가 어디에요' 라고 하는데 직원이 손가락으로 대충 가르키며 '저기 있네요' 라고 했고 그쪽은 카운터가 가깝긴 하지만 계산하려면 돌아가..

강아지를 키우기 위해서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것은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한 일이다. 애기 키우는 거랑 똑같다. 강아지는 우리와 같은 유기체이기 때문에 돌봐주는 것을 일주일에 몇번만 하는게 아니라 매.일. 해야 한다. 늘 시간을 들여야만 하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으로 에너지가 많이 뺐긴다. 이걸 매일매일 십몇년을 해야 한다. 강아지가 사람 없이는 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 너무 안쓰럽고 미안하고 불쌍한 감정이 든다.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사람은 강아지가 일부지만 강아지는 사람이 모든 것이고 24시간 내내 대기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느껴져서 짠하고 미안한 감정이 든다. 강아지가 있어서 집안이 예뻐지는 것도 실시간으로 느끼지만. 그래도 정말 시간과 에너지가 많이든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에 나..

법정립적이라는 것은 폭력-법

베버는 현대 국가의 특징을, ‘특정 영토 내에서의 정당한 폭력의 독점’ 이라고 함. 폭력성에 대한 법학자 김도현의 비판. 합법적 폭력이라는 인식은 합법성과 정당성이 분리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합법성이 정당성을 충분히 산출하지 못할 때 사회 성원들이 합법성을 폭력으로 인식하게 되고 기성 법질서에 저항하게 된다. 그러므로 합법성에 대한 폭력성 평가는 일단 정당성의 관점에서 내려지는 판단이라고 할 수 있다. 발터 벤야민. 모든 폭력은 수단으로서 법정립적이거나 법보존적이다. 벤야민의 폭력비판을 위하여. 그리고 데리다와 아감벤의 해석. 법정립적이라는 것은 폭력-법이라는 것이다. 4.3 48년 11월 계엄. 계엄법이 없는데 계엄을 선포. 그것은 법정립적 폭력. 그리고 49년에 계엄법이 만들어진다. 혁명은 법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