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 424

이소라와 유재하

이소라와 유재하 유재하는 내가 한국에서 제일 좋아했던 가수였다. 이는 다른 나라 가수 중에 더 좋아하는 양반들이 많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유재하가 제일로 좋다. 보위도, 비틀즈도, 비치보이스도, 펌킨스도, 디페시모드도 채울 수 없는 간극을 그가 채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밤바다에 함께 있다면. 둘이 파도를 마주보고 앉아있다면 그 자리에는 유재하의 노래가 있으면 완벽할 것 같다. 그에 반해 이소라는 그저 좋아하는 많은 가수 중 한 명이었다. 지금은 점점 더 좋아진다. '이소라와 유재하'라고 포스팅 제목을 달았듯이 내 마음을 움직인다. 이소라는 내가 몸이 아플 때, 정신이 피로하고 답답할 때, 화날 때, 나를 가라앉히는 가수다. 노래를 듣는 순간만 진통제를 놓는 것이 아니다. 내 감정을 한 순간에..

Foo Fighters

진정성이 느껴지는 가사, 그리고 그대로 살아줘서 멋있는 밴드. 이런 대중적으로 먹힐 곡에 이런 가사라니. 마지막에 곧 다시 한국에 오겠다고 한 데이브그롤. 당시는 단공오면 안 가겠다고 생각했었지만, 다시 가사를 곱씹으며 들어보니 온다면 또 가고 싶다. You know they all pretend. The wheel is spinning me, it`s never-ending, never-ending- same old story. What if I say I`m not like the others? What if I say I`m not just another one of your plays? We are not permanent, we`re temporary, temporary same old stor..

다시 한 달을 가서 설산을 넘으면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저자김연수 지음출판사창비 | 2005-05-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로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김연수의 ...글쓴이 평점 집에 오는 길, 지하철에서 읽었다. 아마 2년 전에 좋아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1. 문학을 전공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 웃기다. 사실 국문이면 문법이나 고전 위주, 영문이면 영어 위주. 그나마 독문이나 노문이 문학배우긴 나은 정도라는 걸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냥 감정이 쑥 오니까 내심 아쉬워지는 것이다. 문학을 강요받는 무언가가 내 삶에 존재했으면 싶어서 말이다. 내가 찾지 않아도 찾을 수 밖에 없는 것이었음 좋겠어서 말이다. 2. 소설을 쓰고 싶다는 것: 왜 아름다울까 싶으면, 코로 숨만 쉬어도 하얀 입김이 얼듯한 설산이라는 이미지도..

<느낌의 공동체> 신형철 - 다시 읽으며

# 밑줄.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느낌의 세계 안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일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표명될 수 없는 느낌들의 기적적인 교류, 그러니까 어떤 느낌 안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짧은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너를 사로잡고 있는 느낌을 알 수 있고 그 느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느낌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만이 느낌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 사랑은 능력이다. - 프롤로그 중 산문시를 꿈꾼 흔적이 없는 산문은 시시하다. - 11 진실은, 그것이 참으로 진실인 한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인은 함부로 진실을 진술하기보다는 진실이 거주하는 고도의 언어적 구조물을 구축해야 한다.우리가 ..

<그녀>

스킵해봤다. 다시 보기 이전에 리뷰에서 참고할 것. 1. 사만다의 대사 속 "이제 우린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거죠."에서 그 '사랑하는 방법'이 이야기 안에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부분은 시어도어가 캐서린과의 이혼과정을 겪는 부분에서 시어도어가 사만다와 대화할때입니다. 캐서린과 이혼서류에 사인을 하고 말다툼을 하고나서 그는 그녀가 한 말이 가슴에 꽂혀 자신이 운영체제에게 위로를 받는 사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하고 사만다에게 모질게 대하게되죠. 그리고 나서 잠시 냉각기를 갖고 둘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눕니다. 시어도어가 그 때 이렇게 말하죠. " 그래, 내가 그랬지. 캐서린한테 했던 짓을 똑같이 한거야. 난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할 수 없었어. 그러면 그녀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말하라고 하..

150128 Joy Division

조이디비전이 다시 끌린다. 벌써 5년 전인 것 같다. 스물 한 살. 그 때는 한창 클래식 작곡을 배웠을 때였다. 독일어와 화성학, 작곡법, 피아노. 그렇다보니 클래식 작곡가 위주로 들었던 것이 사실이고.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을 때 이미지가 구현되어 좋아했던 음악보다는 표현된 화성이나 악기의 궁합, 질감을 총체적으로 내 기준에서의 음악성으로 판단해 좋았던 것을 들었던 때였다. 원체 이 밴드 음악을 많이 들은 것은 아니다. 내가 우울한 4번의 감성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나와 감성이 어울리거나 그런 밴드도 전혀 아니다. 이 밴드가 좋았던 것은 내 기준에서 곡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클래식을 제외하고는 재즈와 락이었는데. 락은 거의 포스트락이라고 해야하나. 소닉유스나 픽시스, 조이디비..

흰 바람벽이 있어 (노래 제목으로도 좋을 듯)

백석. 언젯적 윤동주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예전에는 비등비등하게 좋았는데 지금은 백석이 더 좋다. 바로, 순수함, 솔직함. 꾸미려고 하지 않아서 순수한 감동이 있었다. 의식의 흐름을 좀만 가지를 쳐내는게 몇 번의 퇴고와 다듬어지고 꾸며진 글보다 백배천배 낫다. 그걸 깨달았다.내 가사에도 멋을 내지 않도롤.내 말은 멋을 내되 보는 사람이 멋 낸 가사처럼 느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순수하고, 솔직하고, 무슨 말인지 시상전개가 되어지는 그런 가사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1941)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이 흰 바람벽에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