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공부:리뷰·창작비평·비교 424

릴리슈슈의모든 것

오늘 재개봉한 릴리슈슈의모든 것을 봤다. 중학교 때쯤에 이 영화를 처음 봤었다. 그때는 이 영화가 주는 뮤직비디오 같은 형식과 뚜렷한 색체나 강한 캐릭터성을 가진 인물들과 자극적인 플롯에서 나오는 끌림 같은 것을 좋아했었다. 십몇년이 지나고 오늘의 소감은 이렇다. 초반에는 나이브하단 생각이 들었다. 클리셰같은 전형적인 십대의 모습을 그리면서, 적당히 음울하고 초록색 필터를 끼고 촬영한 장면들이라거나 거친 핸드헬드 등으로 역시 클리셰같은 연출을 했다고. 그런데 점점 예전엔 느끼지 못한 지점들이 느껴졌고 알 수 없는 감정들이 올라왔다. 그건 부채감과 슬픔과 분노같은 것이었다. 이건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십대를 그대로 그린듯이, 구체적으로 현실의 예들은 얼마든지 댈 수 있을 거였다. 아이들의 극단적이거나 이해..

스푸키바나나의 재발굴은 언제쯤

www.youtube.com/watch?v=zfSGF_GpxMc 내가 가장 좋아한 한국 인디밴드라면 스푸키바나나가 생각난다. 레트로가 유행인 지금쯤이면 재발굴되지 않았을까 오랜만에 검색해봤는데, 아직 아무도 찾질 않네. 그나마 스푸키바나나 채널이 개설되고 음원들이 3개월 전에 올라와다는 것이 놀라운 사실. 구독자수 17명에 조회수는 100명대지만(...) 98년도 앨범이라 24년 전이다. 73년생 신유난이 스물 여섯일 때다. 여기의 클래식 걸도 당시 20대 중반만 됐다해도 벌써 오십줄. 시간이 이렇게 무섭다. www.youtube.com/watch?fbclid=IwAR3CJDKKp8DorPeSTNCI9O9PD6uldEKG1EC9AE08HjVaN-A2l-XVqBsc_xs&v=mftUK3595P0&featu..

화양연화 재개봉을 보러가자.

세상에 이런 글 너무 좋다. n.news.naver.com/article/032/0003057456 [공감]어두운 터널 끄트머리에서 깨달은 것 [경향신문] 학생시절부터 각별했던 이들과 오랜만에 즐겁게 웃었는데, 기분 상하거나 슬플 일 하나 없었는데, 헤어져 돌아오던 길에 심장이 에여왔다. 가만히, 정적 가운데 내면에서 무언가 무 n.news.naver.com 각자 사랑하는 이에게 배신당하고 캄캄한 데에 버려졌다 낙담했을 날들이 도리어 그들의 가장 아름답고 찬란한 시절이었다. 당시엔 미처 알지 못했겠지만. 아니, 인정할 수 없었겠지만. 잃은 대상에 대한 당위적인 그리움에 갇힌 채 무협소설 운운하며 애써 마음을 부정하던 그때, 둘은 화양연화(花樣年華)를 관통 중이었던 거다. 어두운 터널 끄트머리에 이르러서야..

건전한 취미부자

뭐 업데이트 있나 몇달만에 장우혁 검색해보니 이런거 있네. 새삼 장우혁이 대단해. 오랜 팬으로서 이것만큼 시시한 얘기도 없겠지만 사실 워낙 스타고 여유가 있으니, 라는 생각으로 그러려니 했던 것도 같은데 아무래도 이건 순전히 장우혁이 정말 흔치않게 건전한 사람이라서 가능한 거 같다. 자기 관리 늘 잘 하면서, jtL할 때부터 자기 회사도 꾸준히 하면서 활동과 춤 계속 추고 댄서들 양성도 계속 잘 해왔는데. 갈수록 자기보다 나이 많이 차이나는 나이어린 동료들에게 겸손하고 동등하게 배려하면서 늘 트렌드도 잘 맞추고 배우고. 그와중에 부동산도 계속 공부하면서 결과들 내는데 연예인이라 우습게 안보이려고 하는건지 학구열이 높은건지 근성도 있고. 애초에 원체 꼼꼼한데다가 살림이라거나 뭐 만드는거 좋아하는 사람이라 ..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은 내가 가졌던 음흉한 이미지와는 달리 이상적인 사람이었다는 것을 느꼈다. 능력주의가 어떻게 교만을 태동하는 지에 대해 생각하고 우리는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일례로 트럼프를 뽑은 것이 저학력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이었다고 평가절하하기 앞서 노동자의 분노를 터뜨리게 한 엘리트부터 비판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일침을 가한 장면은 굉장히 중요한 대목이다. 빛을 발하지 못한 다수의 사람들이 자신이 내리깔려지고 있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심리적인 분노에도 초점을 잡은 생각보다 정동적인 책이다. 나는 테크노크라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주제에 대해서는 엘리티시즘과 결부시켜 여러번 생각해본 적이 있다. 현대 국가는 테크노크라시, 즉 ‘기술관료제’ 사회다. 테크노크라시(technocracy)는 그리스..

유승준에 대한 조롱을 보며

무책임하다. 이십년 동안 죽일놈이 되보면 그 사람은 미친다. 그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일이다. 한 개인에게 어떻게 그렇게 모질 수가 있는가. 군대와 민족주의와 가부장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이 그의 라이브 방송 하나 보면서 단체로 조롱을 해대는 짓은, 그가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얼마나 얄팍한지를 드러냈다. 국가와 사람들에게 그 오랜 핍박을 받은 피해자가 정치편향적인 얘기를 했다고 조롱하는건 그를 두번죽이는 짓이다. 그렇게까지 해야했나. 이거에 대해서, 페북에 구역질이 나서 우선 안 하려고 한다.

언니차 프로젝트?

‘언니차 프로젝트’ 이연지 기획자 “여성의 이동 독립권, 언니한테 배워봐요” - 경향신문 (khan.co.kr) ‘언니차 프로젝트’ 이연지 기획자 “여성의 이동 독립권, 언니한테 배워봐요” 여성 운전자 위한 행사 모임 기획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으로떠나고 돌아올 수 있는 힘 기르기30년 경력... m.khan.co.kr 조수석에 남자친구 태우고 다녀본 여자라면 많이들 공감할 것들이 있다. 식당이든 어디든, 주차관련한 질문은 자연스럽게 내가 아닌 남자에게 물어본다거나, 정비하러 갔을 때 나 말고 남자를 보며 대답한다거나. 특히나 전형적인 꾸며진 데이트 의상으로 꾸미고 뒷자리에 있던 구두로 바꿔신고 들어갈 땐 거의 빼박이다. 못생긴 남자랑 잘생긴 여자가 있으면 차라도 남자가 가져왔겠지 이런 심리라면 안그래도..

온건해야 하는 논리적인 이유.

내가 동물권 비건 페미들을 존나 시러했었는데. 생각해보면 내가 래디컬하게하면 남들 눈에 그렇게 보일듯. 얻는것보다 잃는게 더 크다. 잃는게 큰 이유는, 한 사람에게 낙인된 부정적인 건 정말 씻을 수가 없거든. 어찌보면 청녹당 사건에서 배운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중요한 것을 배웠다. 온건해져야하는 이유. 지금 좀 과격해졌는데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으려는 것 때문에, 그리고 나를 지켜준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서도 조금.

페북

각자 할 수 있는 운동이야 각각이 다르다. SNS에서 좋아요를 누르는게 실질적으로 어떤 변혁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정확히는 좋아요를 누름으로서 나의 죄책감을 더는 자기만족같은 것에 회의적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뿐만 아니라 많은 내 주변 사람들이 딱히 어떤 활동이 없고, 방향도 확실치 않는 상황에서 SNS에서 말만하기 시작하는데 있어서 더 회의적이 된 것 같다. 목적이란 것이 축적된 여러 패배의 인식들에 가려지고, 각자도생하는 삶의서의 팍팍함이라거나, SNS 특유의 오프라인보다 단정적이고 가볍고 비꼬는 화법이 많은 것들 등등이 합쳐져서 서로 피아식별하는 가운데에 서로에게 동조하여 자신의 인정욕구만 근근히 채워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거창하게 운동까지는 아니라도 어떠한 방..

법정에 도살장

v.kakao.com/v/20201122114201206?fbclid=IwAR1OL8Jgqi0amd491Yr5O2azZR20VlSKh0-c8O6g2aUjYp5pWYikswT6Q5w 시뻘건 피, 돼지 비명 소리.. 법정에 도살장을 옮겨온 이유 [이현우 기자] 다행스럽게도 나는 법원에 출입한 적 없는 삶을 살았다. 2020년 11월 12일 목요일, 나는 처음으로 법원에 출입했다. 내가 향한 곳은 수원지방법원이었다. 재판을 받는 당사자도 아닌 v.kakao.com

그나마 롤이 갓겜이다. 나의 게임취향.

https://www.youtube.com/watch?v=jPETQeGPg5Y 롤만 하다보니 롤 이외에 어떤게 맞는지 닌텐도스위치 플스같은 콘솔류부터 여러 유명 게임들 소개영상이나 게임 장르들을 찾아봤다. 롤의 단점이나 허접함도 많지만 확실히 게임중에서는 롤 장르가 나에게 최선인 거 같다. RTS, AOS, MOBA 장르의 공성전에 단판전. 승부욕 자극되서 롤같이 사람들하고 같이 전략적으로 싸워서 이기는게 목표인 단판전이 잘 맞는거 같다. 예를들어 쿠키런 이런건 퀘스트가 있어도 승부욕이 잘 안 일어나고, 동숲같이 이유없이 힐링이나 한단 핑계로 사실상 계속 스토리를 봐야하는 것은 애초에 스토리혐오자로서 고문이다. 어차피 포터블하지 않게 앉아서만 플레잉 할거면 플스를 하느니 온라인게임이 나은거 같고. 닌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