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eauty in the dream 625

세계를 지워버리는 키치 감성, 원더풀 라이프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1998년작 원더풀 라이프를 보았다. 낭만이 짙은 작품인데 인생에는 단맛만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지금의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스타일이 훨씬 좋다. 세계의 구조를 지워버리는 듯한 키치의 감성. 물론 위로가 될 때는 고마운 감성이다. 하지만 맘에 차지 않을 때는 영 불편하다. 남자는 죽고 오십 년동안 사후 세계에서 생전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무엇이었는지 끝내 고르지 못한다. 후반부에 남자는 자신이 죽지 않았었다면 아마 결혼했었을, 생전의 정혼자가 선택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바로 자신과 함께 의자에 앉아있던 한 낮이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깨닫는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만들어주었다는 것. 자신이 누군가의 가장 행복한 순간의 일부였다는 것. 그제..

스페인의 500만명 여성 총파업 믿기지 않는다.

그것은 알기 싫다 이상평론 스페인이 만들어내는 사회적 상상력. 3월 8일 국제 여성의 날, 하루 동안의 총파업이지만 세계 여성 운동 사상 최대 규모였다. 500만명이 가담했다. 교원노조들 개 빡세게, 간호사들도 다 빡세게 파업, 언론 아나운서도 파업. 등등등. 전국에서 가사노동 파업도 대규모로 진행됐다. 스페인 전역에 전부 앞치마를 발코니에 걸어놓고 파업. 내가 스페인에 산다면 어떨까?한국에서 이렇다면? 어떻게 이럴 수 있지?

68년의 봄이 50주년을 맞았다.

삶과 생존 중에서 무엇을 택할 것인가? 1968년 5월 그리고 2018년 5월. 50년이 지나도 그 불꽃같았던 순간을 살았던 지금의 노년 세대들, 그 쟁쟁한 석학들. 하지만 더이상 그들을 동경하려 하지 않겠다. 냉소도 없을 것이다. 혁명은 한 순간에 튀는 불꽃이 아니다. 한 순간 멋있어지는 것보다 꾸준히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훨씬 어려운 일이다. 우리에게도 희망이 있는가라고 감상에 젖어 구원을 바라던 몇 년 전의 포스팅이 있었다. 68 세대를 부러워했다. 신사회적 운동 감성에 혹하지도 않은 것은 꽤 됐지만, 이젠 그들을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자신의 세대의 집약같은 사건들, 그것은 나에게도 있으니 구태여 부러워하지도 않겠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것 그것이 혁명이다. 희망은 존재한다. 생존과 ..

로마사논고, 마키아벨리

로마사논고, 마키아벨리, 강정일 옮김, 한길사 강정인 교수의 서문- 정치 영역이 윤리나 종교 등 다른 영역과 구분된다는 점을 명료하게 밝히고 전통적인 윤리적 가치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주장함으로써, 사상적으로는 현실주의 정치사상을 대변한 마키아벨리 - 군주론과 로마사논고의 관계. 현실정치를 중요시하는 사상은 두 저작 모두에서 일관되게 발전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주정과 공화정을 적극 옹호한다는 점. 비르투라는 자질을 군주론에서는 정치지도자와 군대의 장군들에게만 결부시켰는 데 반해, 논고에서는 공화국의 시민 전체에게 필수적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그러나 군주론에서 사용하는 비르투의 개념은 좀 다른데, 통치자든 시민이든 모두 개인적인 이익이나 도덕성에 대한 통상적인 고려보다 자신들이..

Dancing in the moonlight

스매싱펌킨스와 빌리코건. 그의 음악 천번 들어서 질릴 때 많다. 특히 이 찬란한 봄날에 우울하고 방랑하는 김종완 음악 듣는거 그런거 아닌가. 근데 천번을 들어도 그의 감성에는 두손두발 들게된다. 자신의 고통을 낭만스럽게 포장하는 그런 흔해빠진 감상주의가 아니라고 믿는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아름답다. 예술은 절대 현실과 괴리되지 않는다. 현실보다 아름다운 가상은 없다. 포장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현실을 재현한 것 뿐이다. 평범해지고 싶지만 평범하고 싶지 않고 결혼하고 싶지만 결혼하고 싶지 않다. 삶을 살고 싶다. 남이 날 어떻게 보는지에 개의치 않기로한 올해 목표는 소정 달성하고 있다. 이대로 나만을 생각하다보면 용기는 생길지 모른다.

E.O.Wright. 직업과 계급의식.

지난 주 수요일. 사회학세미나2 첫 시간이었다. 오티제외하고. 1조는 계급, 나는 5조였나 문화조였다. 계급조에서 권현수씨가 질문했다. 귀족노조였나. 김동춘 쌤이 대답하셨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 조종사의 경우에는 고도의 지식을 가진 기술직이고 연봉도 높다. 하지만 이들이 노동자가 아닌 건 아니다. 라고. 당연한 말이다. 당연히 노동자이다. 그렇긴 하지만, 하지만 성권이에게도 은근히 보였고, 많은 파일럿들도 그런 거 같았다. 자신들은 전문기술직이고 다른 블루칼라와는 좀 다르다는 의식. 난 그것이 눈꼴시렸다. 교수님은 "이러한 사람들-노동자들을 따로 분석하고 조사해보자고 한 것이 라이트"라고 하셨다. 그 때 라이트에게 흥미가 갔다. 이번 사회학세미나에서 한일 가요 감수성을 비교해보고도 싶지만, 어차피 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