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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오늘

당신이 자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본다. 오래도록. 순간 내가 읽고 있는 문장은 어두움을 사는, 처연히 아름다운, 순백의 드라큘라에 대한 찬양가다. 당신은 그 아름다운 소수자의 감성을 가진 드라큘라는 될 수 없을 지 모른다. 그런 것은 안되는 것이 행복한 일이다. 그런 당신이라 다행이다. 양지를 알고 사람을 맑게 대할 줄 아는 당신이 어둠 밑에 살지 않아 다행이다. 당신이 빛나고 내가 빛나는 시공간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침대 위에서 나는 몇 분을 주저했다. 당신에게 사랑한다고 말, 해도 될까요. 누군가 말했다, 아니 내가 말했던가. 단 한번 사랑한다고 말할 뿐인데도, 사랑한다고 말을 하면 그 때부터는 너무나도 쉽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 아낄 수 없어 사랑하는데 너무 사랑하면 어떻게 말하죠. 어느..

<느낌의 공동체> 신형철 - 다시 읽으며

# 밑줄.나는 너를 사랑한다. 그렇다면 사랑이란 무엇인가. 아마도 그것은 느낌의 세계 안에서 드물게 발생하는 사건일 것이다. 분명히 존재하지만 명확히 표명될 수 없는 느낌들의 기적적인 교류, 그러니까 어떤 느낌 안에서 두 존재가 만나는 짧은 순간. 나는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지금 너를 사로잡고 있는 느낌을 알 수 있고 그 느낌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다. 그렇게 느낌의 세계 안에서 우리는 만난다. 서로 사랑하는 이들만이 느낌의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 사랑은 능력이다. - 프롤로그 중 산문시를 꿈꾼 흔적이 없는 산문은 시시하다. - 11 진실은, 그것이 참으로 진실인 한에서,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시인은 함부로 진실을 진술하기보다는 진실이 거주하는 고도의 언어적 구조물을 구축해야 한다.우리가 ..

결국 지난 과거에서 중요한것은...!

머리보다 몸이 오래간다. 스무살부터 지금까지의 내 삶을 그냥 돌이켜보면. 세상을 바꾸겠다고 굳건히 마음 먹은 적도 있지만... 그건내가 몸으로 겪고 부딪히지 않은 일이기때문에 결국 쉽게 잊혀진다. 정말 단발성일 뿐이다. 그래서 내게 커다란 의의를 갖진 못한다.하지만 강정같은 경우는 내가 몸으로 겪었기 때문에 큰 일부가 되었다.그리고 그보다, 연애. 결국 남는 것은 사랑이다. 결국 어려서부터 여러 원대한 포부는 지금은 큰 의의를 갖지 못한다. 하지만 유재하어쩌고 설렘이 결국 최고라는건 지금도 남는다. 설렘이란게 꼭 정형화되어있다는게 아닌것도 이젠 알고(너무 오버할수록 별로), 또 감정적인것에만 집착하는 것은 졸업했다만. 그래도 역시 사랑은 사랑이다. 결국 사랑밖에 남질 않는다. 사람하고 사랑... 실제로 ..

<그녀>

스킵해봤다. 다시 보기 이전에 리뷰에서 참고할 것. 1. 사만다의 대사 속 "이제 우린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된거죠."에서 그 '사랑하는 방법'이 이야기 안에서 눈에 띄게 드러나는 부분은 시어도어가 캐서린과의 이혼과정을 겪는 부분에서 시어도어가 사만다와 대화할때입니다. 캐서린과 이혼서류에 사인을 하고 말다툼을 하고나서 그는 그녀가 한 말이 가슴에 꽂혀 자신이 운영체제에게 위로를 받는 사실을 냉정하게 바라보기 시작하고 사만다에게 모질게 대하게되죠. 그리고 나서 잠시 냉각기를 갖고 둘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눕니다. 시어도어가 그 때 이렇게 말하죠. " 그래, 내가 그랬지. 캐서린한테 했던 짓을 똑같이 한거야. 난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데 그게 무엇인지 말할 수 없었어. 그러면 그녀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말하라고 하..

150128 Joy Division

조이디비전이 다시 끌린다. 벌써 5년 전인 것 같다. 스물 한 살. 그 때는 한창 클래식 작곡을 배웠을 때였다. 독일어와 화성학, 작곡법, 피아노. 그렇다보니 클래식 작곡가 위주로 들었던 것이 사실이고. 다른 장르의 음악을 들을 때 이미지가 구현되어 좋아했던 음악보다는 표현된 화성이나 악기의 궁합, 질감을 총체적으로 내 기준에서의 음악성으로 판단해 좋았던 것을 들었던 때였다. 원체 이 밴드 음악을 많이 들은 것은 아니다. 내가 우울한 4번의 감성은 아니기 때문에 특별히 나와 감성이 어울리거나 그런 밴드도 전혀 아니다. 이 밴드가 좋았던 것은 내 기준에서 곡의 완성도가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클래식을 제외하고는 재즈와 락이었는데. 락은 거의 포스트락이라고 해야하나. 소닉유스나 픽시스, 조이디비..

주문을 걸다.

신기하다. 태우오빠도 내게 만나자마자 주문을 걸라고 했고. 그게 뭔가 싶었다. 삼차 신촌 더 빠에서 그냥, 다음날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것들을 걸라고 설명해줬다. 난 알겠다고 했다.내게 선물한 의 메모쪽지에도 그렇게 썼었다. 그리고, 까먹고 있다가. 어제 바다오빠가 내게 항상 주문을 건다고 했다. 여진이의 세상이다. 세상이어라. 좋은 사람이니까 나는 무조건 행복해야하고 행복할 수 밖에 없다면서.주문을 건다는게, 엊그제 듣던 말이었으니 생경하지 않고 자연스레 들렸다. 그런데 지금보니, 생전 처음듣는듯했던 주문을 건다는게 바로 태우오빠가 몇일전에 했던 말이고, 그리고 바다오빠가 몇일후에 한 말이라는 것. 갑자기 내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두 사람이 쌩둥맞게 주문을 걸라고 말하는게 신기하다. 무언가 계시같다. ..

4:Daily/2_계획 2015.01.15

흰 바람벽이 있어 (노래 제목으로도 좋을 듯)

백석. 언젯적 윤동주인지는 몰라도 하여튼 예전에는 비등비등하게 좋았는데 지금은 백석이 더 좋다. 바로, 순수함, 솔직함. 꾸미려고 하지 않아서 순수한 감동이 있었다. 의식의 흐름을 좀만 가지를 쳐내는게 몇 번의 퇴고와 다듬어지고 꾸며진 글보다 백배천배 낫다. 그걸 깨달았다.내 가사에도 멋을 내지 않도롤.내 말은 멋을 내되 보는 사람이 멋 낸 가사처럼 느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순수하고, 솔직하고, 무슨 말인지 시상전개가 되어지는 그런 가사나 시. 흰 바람벽이 있어 (백석, 1941) 오늘 저녁 이 좁다란 방의 흰 바람벽에어쩐지 쓸쓸한 것만이 오고 간다이 흰 바람벽에희미한 십오촉 전등이 지치운 불빛을 내어던지고때글은 다 낡은 무명샤쯔가 어두운 그림자를 쉬이고그리고 또 달디단 따끈한 감주나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