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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강의실에서...

7305에서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듣고 있다. 1994.05.12. 크쥐시토프 키에슬로브스키 감독의 영화 편. 오늘 단풍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못하게 됐다. 채플 시간에는 내가 쓸 팟캐스트의 대본들을 보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유난히 없는 오늘... 나는 7305로 왔다. 컴퓨터를 틀고, 팟빵에 들어가서 정은임의 영화음악을 틀었다. 참 분위기 조오조좋다. 적당히 어두운 강의실, 차분한 정은임의 팟캐스트 고상한 샹송의 음악이 나온다. 단풍 서린 나무들이 밖에 노랗고 빨갛게 물들었고, 밖에 비는 내린다. 추적추적... 차분하고. 강의실에 노래가 울려 퍼진다. 조용한 학교. 여기서 영화를 상영해도 좋을 것이다.만약 씨씨였다면... 참 좋을텐데.... 아아, 너무 좋겠다. 그런데 지금은 혼자여도 참 좋..

루쉰, <아Q정전>

아직 읽진 않고 포스트부터 올린다. 오늘인 11월 11일 백원담 교수님이 특강 주제로 아큐정전을 다뤘다. 집도 절도 없고 자신의 신원을 보증할 이도 아무도 없는 아큐.그가 신해혁명 때 혁명당원으로 오해를 받게 된다. 제일 깊은 것은 아큐가 자신의 죄를 물을 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 그것이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되었다.꼭 읽어보려한다.

문학동네 팟캐스트 ::: '김윤'편 인트로 - 남해금산 (2015-06-01)

오늘, 방정리를 하며 들었다. 행복하다. 이성복의 시집 의 첫 시 를 낭독하며 시작한다. 서시에서 화자는 늦고 헐한 저녁을 허름한 간이식당에서 사먹는다. 권희철 문학평론가는 이렇게 말한다. 행복한 사람에게는 모든 것이 제때 제자리에 있다. 아침 특유의 소리들도 신선한 공기도 부드러운 햇빛도 그러니까 자신이 지금 맞이하고 있는 아침이 있는 그대로 상쾌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불행한 사람에게는 제때 제자리가 없다. 모든 것이 미끄러져있다. 자신을 보호해줄 안락한 자리를 찾아서, 그 안락함에 파고드는 것이 휴식이고 또 잠을 자는 일일텐데, 서시의 화자는 거리를 해매고 있다. 이 불행한 사람이 제때 제자리를 찾아들어가는 조건은 단 한가지다. 사랑하는 사람이 그를 알아봐주는 것이다. 경험적으로 이런 순간들을 알고 ..

What if 직장인? - 직장인이 좋은 이유 편

직장인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도 써보려고 한다. 학생이 좋은 이유편도 쓰면서 둘이 비교하려고 한다. 직장인이 좋은 이유는 우선적으로 돈이다. 돈문제는 인생의 98퍼센트는 차지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하다. 이 돈문제를 세분화해보자. 예를 들면 노는 것이다. 노는 것도 다양해서 어떤 놀거리는 돈을 쓰는 만큼 더 재밌다. 여행같은 게 그렇다.여행을 간다고 할 때, 학생이면 일주일 동네에서 놀 동안에, 직장인은 주말 1박 2일을 통해 훨씬 더 질높은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전자의 일주일보다 후자의 하루가 훨씬 가치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거다.

최승자 - 일찌기 나는 / 과거를 가진 사람들

일찌기 나는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린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가면서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하지 말라. 나는너를모른다 나는너를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과거를 가진 사람들 추억이 컹컹 짖는다 머나먼 다리 위 타오르는 달의 용광로 속에서 영원히 폐쇄당한 너의 안구, 물 흐르는 망막 뒤에서 목졸린 추억이 신음한다 그 눈 못 감은 꿈 눈 안 떠지는 생시 너희들 문간에는..

내 눈물을 가장 많이 뽑아낸 노래.

과제를 하는데 주제가 “내 눈물을 가장 많이 뽑아낸 노래!“ 였다. 하면서 나름 포스팅으로도 좋겠어서 쓴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눈물이 많다. 지금도 엄청 잘 운다. 그래도 10대 때만큼 울었을까, 하면 비교도 안된다. 내가 가장 많이 울었을 때는 한창 생각많고 감성적이었던 십대에 듣던 노래들이다. 1. 피터팬 콤플렉스 - 너는 나에게, 이소라 - 바람이 분다 나는 문희준을 10대시절 굉장히 좋아했다. 문희준이 군대에 갔을 때 특히 순애보가 심해졌었다. 문희준의 팬덤은 다른 팬덤에 비해 아날로그적이고, 고지고순하고, 가수에게 찬양적인 분위기가 있는 거 같다. 어쩌면 그 많은 팬들이 가지를 치고 또 가지를 쳐서 그런 사람들만 남았을 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문희준이 군대에 갔을 때 ‘봄’이라는 블로그를 하..

나, 희망이 없는 곳에서.

정은임의 FM영화음악의 'Key word 영화탐험 - 봄 (2004.03.26)' 편을 들었다. 68년의 프라하, 그리고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원작으로 한 줄리엣 비노쉬 주연의 영화, 그리고 그 영화에 깔린 Hey Jude. 이 당시 20대들은 지금 일흔이 훌쩍 넘었을테다. 고인도 많을 것이다. 부럽다. 나에게도 이런 청춘이 도래했으면 하고 바란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못하다. 젊은 내가 젊었던 과거의 청춘을 보고 동경하는 것은 꽤 서글픈 일이다.

솔직한 것이 능사가 아닌 순간.

대화가 되지 않고, 진심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수완을 발휘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이 세상 약자들이여, 스스로 운명에 맞서고 용기와 기개를 잃지 말라. 속내는 강자에게 알리지 말고, 손에 무기가 쥐어지기 전까지 침묵과 위장으로 일관하라. 승리의 여신은 울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마키아벨리가 로마사논고에서 약자들에게 한 말이다.

4:Daily/2_계획 2015.10.22

군주론 문제의식.

문제의식 1. 대화가 되지 않고, 진심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는 수완을 발휘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 약자들이여, 스스로 운명에 맞서고 용기와 기개를 잃지 말라. 속내는 강자에게 알리지 말고, 손에 무기가 쥐어지기 전까지 침묵과 위장으로 일관하라. 승리의 여신은 울보를 기억하지 않는다. " 마키아벨리가 로마사논고에서 약자들에게 한 말이다. 2. 어떤 사람들은 정치인은 다 더럽고 모든 걸 법으로 처리해야한다고 한다. (아감벤에 따른 얘기는 일단 제쳐두더라도) 법이 합리적이라고 친다한들 정치를 1순위에 둬야한다. 정치인은 국민이 선출했으며 못하면 4년 뒤에 갈 수도 있다. 이 정치인들이 잘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법대로 하자면 그건 플라톤의 철인정치가 된다. 왜 정치인을 더럽다고 생각하는가? 최장집이 말..

<국가론>, 플라톤

p.67사회계약설 고대 희랍의 철학자인 플라톤은 이미 여기서 후대의 사회계약설을 관통하는 발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인간들 개개인이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결합함으로써, 사회 내지는 인간 공동체가 형성되었다는 기본적인 가정이다. 플라톤과 후대의 사회계약론자의 차이점은 사회와 공동체의 기원에 관한 이론에 있는것이 아니다. 실천적인 측면에서 입장이 다르다. 플라톤은 개인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공동체는 해체되어야 한다고 직접 말하는 데까지는 나아가지 않고, 철인 치자에 의한 정치적 의사결정 체제 확립을 외친다. 플라톤의 정치 사상이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미 플라톤에게서 시민혁명에 영향을 미친 사회계약설의 기본 발상이 등장한다는 점은 잊혀지기 쉽다. 언뜻 보면 서로 모순이 될듯한 플라..

'날씨'에 대해서. - 지금 딱 가을.

작년까지만 해도 나는 봄/가을 이렇게 뭉탱이를 치고, 여름과 겨울을 나눴다. 그나마 올해 많이 즐기다보니 조금 다름을 느낀다. 봄은 피어오르는듯한 따뜻한 느낌이고, 가을은 따뜻하지만 피어오르기보단 멈춤과 막 하강을 하려는 아슬아슬한 상태에 놓여있다. 날씨 기준으로 좋았던 봄은 올해 4월의 시작부터, 5월 20일 정도까지였다. 한 달 반 정도. 지금 가을로는 9월 20일부터 좋았다가 10월 1일에 갑자기 추워지고. 10월 14일부터 날씨가 딱 좋았다. 14,15일 전형적으로 딱 가을바람에 따뜻한 좋은 날씨. 16일도 좋았는데 전날처럼까지 좋진 않았다. 17,18일은 집에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좋았고..내 생일 19일도 좋았는데 약간 흐린 끼가 있었다. 오늘 20일도 딱 가을날씨 좋다. 한 30일까진 그렇지..